누적 관객 160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역대 흥행 2위를 기록한 <극한직업>에 기업은행이 투자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좀 벌었겠네”라고 농담하자 폭소가 터졌다.
문 대통령은 21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 참석에 앞서 이 은행의 기업대출 담당 직원을 격려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과 은행으로 들어선 문 대통령은 안에 있던 고객들과도 인사했다.
간담회에 함께한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영업 현장에서 기업인을 직접 만나는 직원들이 참석했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바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달라”고 말했다.
문화콘텐츠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재무제표에 익숙한 은행원이 영화 시나리오만 보고 투자하는 게 쉽지 않다”며 “외부 전문가로부터 정보 등을 얻어 투자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가 절반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흥행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 수익이 나면 이익을 배분하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손실을 볼 수 있는가”라며 관심을 보였다.
손실을 볼 수도 있어 투자 영화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말에 문 대통령은 “손실 보면 야단맞지 않는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미진하더라도 문화콘텐츠 산업을 계속 육성하는 차원에서 은행도 투자해준다니 더 고마운 일”이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동산 담보를 취급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당자 입장에서는 아주 큰 부담이겠다”며 공감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담보가 아니라 기술력, 미래성장 가능성을 보고 대출할 수도 있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며 “그래야 금융이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혁신 창업을 놓고도 이야기가 오갔다.
한 직원은 “기업은행은 창업자에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 지자체 등과 협력이 확대되면 스타트업의 가치가 성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은행이 이런 역할까지 할 줄 몰랐다”며 “금감원장은 이런 일에 대해서는 평가 때 가점을…”이라고 말하자 장내에는 또 한 번 웃음이 나왔다.
홍남기 부총리가 웃으면서 “가점을 좀 주시죠”라고 하자 윤석헌 금감원장은 “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한 직원은 “소상공인 대출이 연체율이 높은 편인데 정부가 일부 리스크를 부담해줘 저희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었다”며 “고객과 직원이 만족할 만한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도움을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좀 더 나아가 대부업체나 제2금융권에 의존하는 분들을 은행에 끌어들여 저금리는 아니더라도 중금리로라도 이자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것까지 생각해 볼 수 없는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전체 경제 영역에서 가장 변하지 않는 곳이 금융권이라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말씀 들어보니 은행 스스로 혁신금융을 시작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그런 것들이 충분히 알려져 금융이 혁신성장을 이끄는 시대가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