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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폭스 영화사, 인사에 칼바람 분 사연

‘20세기 폭스’ 영화사 로고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로 ‘20세기’부터 폭스를 이끌어오던 영화계 거물들이 자리를 떠났다.

21일(현지시간) 할리우드리포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디즈니와 21세기폭스의 인수합병에 효력이 발생함과 동시에 21세기폭스 주요 임원들이 잇달아 해고통지서를 받았다.

20세기폭스 시절부터 미국내 영화배급 담당 책임자로 일해온 크리스 애런슨 사장이 이날 “디즈니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83년 전통을 지닌 영화사 폭스는 2013년 사명을 ‘20세기폭스’에서 ‘21세기폭스’로 바꿨다.

애런슨은 “영화산업이 황금기였던 시절에 배급 책임자로 일한 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그의 신변 정리에 60일을 줬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이날 오후에는 21세기폭스 영화사업부 월드와이드 마케팅담당 공동 사장인 파멜라 레빈, 케빈 캠벨 등이 해고 통지를 받았다. 21세기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 토니 셀라도 해고 통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세기폭스 시절부터 영화사업을 담당해온 많은 임원이 ‘디즈니-폭스 체제’에서 살생부에 이름이 올랐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총액 710억달러(80조 원) 규모의 합병을 마무리한 후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한 지 하루도 안 돼 21세기폭스 주요 임원들을 해고 대상에 올렸다.

미국 연예매체들은 디즈니가 미국 내 스트리밍 업계 1위 넷플릭스, 이동통신사와 미디어기업이 합병한 AT&T·타임워너 연합군에 대항하기 위해 20세기 스타일의 오프라인 영화산업 주역들을 해고한 것으로 풀이했다.

‘심슨가족’ 폭스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처.

디즈니는 21세기폭스 인수로 <심슨가족>,<엑스맨>,<데드풀>등 콘텐츠를 강화하고 FX,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인디아 등 채널을 다변화했다. 여기다 넷플릭스의 경쟁자인 훌루 지분 30%도 얻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 필름,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디즈니는 넷플릭스 등과의 스트리밍 전면전을 위해 새로운 미디어업계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폭스 뉴스·스포츠부문 폭스뉴스와 폭스스포츠는 디즈니와의 합병에서 제외돼 폭스 코퍼레이션이라는 독립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폭스뉴스는 미디어 황제로 군림하던 루퍼트 머독이 여전히 실권을 행사하며 그의 아들인 라클란 머독이 회장을 맡았다.

20세기 폭스는 1935년에 설립이 된 영화사로 제작자 윌리엄 폭스가 1915년에 설립을 한 ‘폭스 영화사’가 그 전신이다. 1920년대에 주요 메이저 배급사로 이름을 떨치면서 최초의 영화 뉴스도 제작을 했다. 이후 ‘20세기 영화사’와 합영을 했다.

20세기 폭스는 세네마스코프 상영시스템을 구축한 영화사로 1956년 대한극장 건축에 관여해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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