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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김지석, 한·중·일 용성전 초대 챔프 노린다

초대 ‘한·중·일 용성전’ 챔프를 놓고 다툴 한국의 김지석 9단과 중국의 커제 9단, 일본의 이치리키 료 8단(왼쪽부터).

“아빠, 힘내세요.”

‘아빠’ 김지석 9단이 세계 챔프에 도전한다. 무대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도쿄 이치가야의 일본기원 지하 1층에 자리한 일본바둑장기채널 용성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제1회 한·중·일 용성전’이다.

‘한·중·일 용성전’은 세계바둑 최강국그룹인 한·중·일 3국에서 같은 이름으로 벌어지는 ‘용성전’의 우승자들이 만나 세계챔프를 가리는 승부다. 역토너먼트 방식(1차전 승자는 결승에 직행하고, 패자는 남은 한 명과 대국을 벌여 결승행을 다투는 방식)으로 벌어지는 이번 대회에 한국 대표로는 초대 국내 용성전 챔피언인 김지석 9단이 출전한다.

김9단은 지난해 9월17일 열린 제1기 용성전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강동윤 9단을 꺾고 종합전적 2-1로 초대 챔프에 등극했다. 앞서 2월에 치러진 JTBC 챌린지매치 1차대회 우승 이후 7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던 이날은 김9단이 ‘아빠’가 된 날이다. 이날 대국 전 김9단의 부인이 딸을 순산했던 것.

당시 우승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9단은 “최근 성적이 부진했는데, 아내가 딸을 낳아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 딸 순산과 우승,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오늘 하루를 앞으로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우승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중·일 용성전 초대 챔피언에 도전하는 이번 무대에 대해서도 김9단은 “강한 기사들과 싸워야 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아빠의 힘으로 최선을 다해 바둑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국내랭킹 3위에 올라 있는 김9단은 올해 들어 8승3패를 기록하는 등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국내 최대기전인 GS칼텍스배 프로기전에서 최철한 9단을 꺾고 준결승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김9단과 초대 ‘한·중·일 용성전’ 챔프를 놓고 다툴 상대는 중국과 일본 용성전 우승자인 커제 9단과 이치리키 료 8단이다. 중국의 최강자 커제 9단이 출전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상대전적에서는 오히려 김9단이 6승4패로 앞서 있다. 이치리키 료 8단에게도 1승무패를 기록 중이다. 참가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

특히 김9단은 지난해 3월 벌어진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최종국에서 커제 9단을 상대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5년 만에 농심신라면배 우승컵을 찾아오는 등 중요한 일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왔다. 그런 만큼 김9단을 향한 바둑팬들의 우승 기대감도 크다.

한편 한국 용성전이 치러지기 전에 열리던 ‘중·일 용성전’은 이번 ‘한·중·일 용성전’ 창설 때문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14년 처음 막을 올린 중·일 용성전은 구리 9단을 시작으로 2016년 2회 대회에서는 퉈자시 9단, 2017년 3회 때는 미위팅 9단이 우승하며 중국이 3연패했고, 지난해 4회 대회에서야 시바노 도라마루 7단이 커제 9단을 꺾고 일본에 첫 우승컵을 안겼다.

제한시간 없이 매수 30초 초읽기를 하며 도중 1분 고려시간 10회가 주어지는 TV바둑아시아선수권 방식으로 열리는 제1회 한·중·일 용성전의 우승상금은 500만엔(약 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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