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안경현·봉중근 해설위원이 보는 ‘2019 잠실 라이벌전’

사진=이석우 기자

스포츠에서 라이벌전은 전력 외 변수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 그대로 흐름 싸움이다. 시즌 첫 LG-두산간 시리즈를 앞두고 해설위원들은 “첫 3연전이 중요하다. 올 시즌 잠실 라이벌전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LG는 지난 시즌 두산에 15연패 뒤 1승이라는 치욕의 잠실 라이벌전 역사를 썼다. 올해도 전력상으로는 마운드의 안정감과 타선의 폭발력을 갖추며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두산 쪽으로 기운다.

현역 시절 두산 내야수(1992~2008)로 활약한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LG가 지난 시즌과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시리즈 초반부터 끌려가면 지난 시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잠실 라이벌전 결과는 두 팀의 시즌 희비로 엇갈렸다. 두산은 압도적인 선두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LG는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안 위원은 “두산과 라이벌전은 LG가 올 시즌 풀어야할 숙제가 분명하다. 그래서 더 중요한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에서 12시즌을 뛰다 지난해 은퇴한 봉중근 KBS 해설위원도 “두산을 상대로 긴 연패를 경험한 LG가 어느 정도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새 시즌 첫 대결이 더 중요하다”며 시즌 첫 3연전 결과를 주목했다.

공통적으로 지난해와 같이 일방적인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주전 포수 양의지(NC)가 빠진 두산 전력은 약해진 반면, LG의 짜임새는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설욕을 다짐하는 LG 선수들의 투지도 승률을 높일 수 있는 요소다. 봉 위원은 두산의 우위를 인정하면서도 “LG도 긍정적인 포인트가 있다. 두산 타선이 강해 LG가 특히 투수력에서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신인 정우영의 존재는 라이벌전에서 흥미로운 요소가 될 것 같다. 마무리 정찬헌 등 투수력 전체적으로도 컨디션이 좋다”고 짚었다. 또 “타선에서도 늘 고민이었던 외인 타자도 현재까지는 괜찮다. 토미 조셉이 타점, 홈런 등 중요할 때 한방씩 나오고 있다”고 관전포인트를 꼽았다.

안 위원도 두산 우위에 중심을 두면서 “두산은 늘 이겼던 기억이 큰 무기다. 아마 지고 있어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위원은 여기에 자신의 기억을 더해 “잠실 라이벌전은 한 번 무게추가 기울었을 때 흐름이 오래갔던 기억이 있다”며 “두산도 OB시절에 LG에 밀리다 김동주, 정수근, 홍성흔 세대가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LG도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대교체나 새로 가세한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김현수, 채은성 등을 키플레이어로 주목했다.

‘한 지붕, 두 가족’ 잠실 라이벌 대결은 숱한 명승부를 남긴 KBO리그 전통의 라이벌전이다. 선수들은 ‘144경기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하지만 한국시리즈 못지 않은 경기 분위기에 여론과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경기가 과열되곤 한다. 실제로 팀이 패했을 때 팀이 받는 충격도 다른 경기와는 비교할 수없이 크다. 안 위원은 “라이벌전이라고 선수들이 크게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조금 다르다. 경기는 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유독 팬들 사이에 라이벌 의식이 강한 팀들간의 경기라 선수들이 느끼는 패배시 부담감과 미안함이 크긴 하다”고 설명했다. 봉 위원 역시 “(라이벌전을)의식하지 않지만 부담되는 것도 분명하다. 더 치열하고 재미있는 경기가 많이 나오니까 자연스레 선수들의 승부욕도 더 타오른다”고 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