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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바지, 빨강셔츠... 카리스마 넘치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귀환, 마스터스 역전 우승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제83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마지막홀 우승 퍼트를 넣은 뒤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희열에 찬 표정으로 포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타이거 우즈(44·미국)가 마스터스 역전 우승으로 지구를 흔들었다. 최종라운드에서 검정색 바지, 빨강색 상의를 입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골프황제가 귀환했다.

타이거 우즈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역전우승에 성공하며 5번째 그린 재킷을 입었다. 11년 만에 통산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하는데도 성공했다. PGA 투어 통산 81승을 거둬 샘 스니드(미국)의 통산 최다승(82승) 기록에도 1승 차로 바짝 다가섰다.

우즈는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명인열전’ 제 83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4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3명의 공동 2위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잰더 쇼플리(이상 12언더파 276타)와는 1타 차. 우승상금은 207만 달러(약 23억5000만원).

우즈는 이로써 1997년, 2001년, 2002년, 2005년에 이어 5번째로 마스터스 우승자의 그린 재킷을 입었다. 2008년 US 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이후 멈췄던 메이저 우승 시계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인 18승과는 3승 차로 좁혀졌다.

지난해 9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해 2013년 이후 5년 5개월 만에 통산 80승째를 채웠던 우즈는 이로써 7개월 만에 다시 우승을 추가하고 통산 81승으로 샘 스니드의 대기록에 1승 차로 다가섰다.

3라운드까지 13언더파를 친 선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 2타 뒤진 공동 2위(-11)로 출발한 우즈는 3번홀(파4·350야드)에서 2.4m 짜리 퍼트를 넣고 첫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4번홀(파3·240야드)에서 클럽 선택 실수로 짧게 치는 바람에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3m 짜리 파 퍼트를 실패하며 다시 몰리나리와 2타 차로 멀어졌다.

우즈는 대회 내내 그를 괴롭힌 5번홀(파4·495야드)에서 또다시 보기를 범하며 몰리나리와 3타 차로 벌어졌다. 투 온에 성공했으나 까다로운 굴곡에서 1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고, 3.3m에 달하는 내리막 버디 퍼트를 실패해 합계 10언더파, 공동 2위 그룹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우즈는 7번홀(파4·450야드)에서 환상적인 세컨샷으로 핀 30㎝ 옆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낚고 분위기를 돌렸다. 여기서 몰리나리는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나무 아래로 보낸 뒤 투 온에 실패했고, 결국 보기를 범해 중간합계 12언더파를 이루며 우즈(-11)에 1타 차로 쫓겼다. 몰리나리는 1라운드 11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이후 49홀 연속 파를 지켜오던 스크램블링 성공을 이 홀에서 끝내며 대회 2번째 보기를 범했다.

우즈와 몰리나리는 8번홀(파5·570야드)에서 모두 버디를 낚고 간격을 유지했다. 동반자 토니 피나우(미국)도 버디를 낚고 합계 11언더파로 브룩스 켑카(미국)와 공동 3위를 지켰다.

9번홀(파4·460야드)에서 21m 짜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핀 옆에 딱 붙이며 위기를 모면하고 전반을 버디 3개, 보기 2개로 마친 우즈는 10번홀(파4·490야드)에서 다시 보기를 기록하고 중간합계 11언더파로 내려왔다. 티샷을 오른쪽 나무 뒤 편으로 보내는 바람에 세컨샷 레이업으로 3온 뒤 2퍼트로 보기를 범했다. 몰리나리(-13)와는 2타 차.

우즈 등의 치열한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던 몰리나리가 아멘 코너의 두 번째 홀인 12번홀(파3·158야드)에서 무너지며 이때부터 우승경쟁에는 일대파란이 일었다. 몰리나리는 티샷을 물에 빠뜨렸고, 벌타를 받고 3번째 그린에 올렸으나 보기 퍼트를 넣지 못하고 더블보기로 2타를 잃고 말았다. 동반자 토니 피나우도 공을 물에 빠뜨리고,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에 영향을 받은 듯 짧은 보기 퍼트를 넣지 못해 역시 더블보기를 범했다. 우즈는 그린 왼쪽에서 투 퍼트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합계 11언더파에서 몰리나리, 잰더 쇼플리(미국)와 3명이 공동선두를 이뤘다.

잠시후 15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를 넣은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가 합계 12언더파로 단독선두가 됐고, 잰더 쇼플리도 13번홀에 이어 14번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공동선두로 합류했다. 챔피언조의 타이거 우즈와 몰리나리도 곧바로 13번홀(파5·510야드)에서 3온에 이어 버디를 더하고 합계 12언더파로 공동선두 대열에 섰다. 캔틀레이는 16번홀(파3·179야드)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선두에서 내려갔다.

2온이 가능한 15번홀(파5·530야드)을 지나면서 버디를 추가한 선수들이 속속 공동선두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 2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15~17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고 합계 12언더파로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브룩스 켑카도 15번홀 투온에 이은 버디로 공동선두로 가세했다. 무려 5명이 공동선두.

그래도 우승 가능성은 홀을 더 많이 남겨둔 우즈와 몰리나리가 더 높았다. 갤러리의 아드레날린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우즈는 15번홀에서 드디어 단독선두로 나섰다. 엄청난 티샷에 이어 가볍게 투온에 성공했고, 이글 퍼트는 넣지 못했지만 홀 50㎝ 가까이에 붙이며 버디를 추가했다. 몰리나리는 세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더블 보기를 범하고 10언더파로 내려가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우즈는 16번홀(파3·170야드)에서 환상적인 티샷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우즈의 공은 깃대 오른편 그린에 떨어진 뒤 왼쪽으로 가볍게 돌며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 홀 1m 아래에 멈춰섰고, 손쉬운 버디로 연결됐다. 우즈가 2홀을 남기고 중간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2타 차로 밀어내자 팬들은 여기서 우승을 확신했다. 우즈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세컨샷이 나뭇가지에 걸리는 바람에 3번 만에 그린에 올라온 뒤 3m 짜리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기록했지만 우승컵을 지키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우즈는 우승 퍼트를 넣은 뒤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함박웃음으로 기립박수를 보내는 팬들에게 답했다.

지난해 디 오픈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노렸던 몰리나리는 최종라운드에서 두 번이나 물에 빠뜨리며 2개의 더블 보기를 범하고 결국 2타를 잃어 합계 11언더파 277타, 공동 5위로 마쳤다. 제이슨 데이(호주), 토니 피나우, 웹 심슨(이상 미국)도 공동 5위를 기록했다.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 김시우는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 공동 21위로 마쳤다. 마스터스에 3번째 출전한 김시우는 지난해 공동 24위를 넘어 이 대회 자신의 최고성적을 거뒀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4타를 줄이고 합계 5언더파로 김시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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