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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고준, 로코·연애 달달한 게 시급하다

배우 고준. 사진제공 비에스컴퍼니.

■사실은 로코를 하고 싶은 남자

드라마 <미스티> <열혈사제> 영화 <변산>까지 배우 고준은 소위 ‘더티 섹시’ ‘으른 섹시’로 여심을 녹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섹시함’에 실재적 정의를 궁금해했다.

“‘더티섹시’라고 많이 말씀하는데 그게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어요. 배우 조지 클루니나 키아누 리브스 같은 느낌인 건가요? 섹시라는 측면으로 1도 노력한 게 없는데 그렇게 불리는 것도 신기해요. 제가 막상 거울을 마주하고 있으면 ‘되게 촌스럽게 생겼다’고 느낄 뿐이에요. 수식어가 붙어 기분이 좋긴 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인터뷰는 그가 직접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커피숍에서 이뤄졌다. 그를 보려는 여성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인기에 대해서는 실감하지 못한다.

“<열혈사제> 촬영이 끝나고 바로 포상휴가를 떠났기 때문에 외부 활동을 한 적이 없어요. 게다가 제 팬들은 적극적이지 못하고 굉장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요. 처음에는 못 본 척하다가 갑자기 1시간 뒤에 다가와요.”

<열혈사제>는 유독 개성 강한 코믹 캐릭터가 강했지만 그의 영역은 아니었다. 그가 맡은 황철범은 시놉시스 단계에서 ‘절대악’으로 설정될 만큼 작품의 무게를 지니는 캐릭터였다.

“사실 저도 코믹 애드리브를 몇 번 했는데 다 컷팅됐어요. 예를 들어 별장신에서 박경선 검사(이하늬)에게 얼굴을 맞는 장면이 있는데, 맞고 나서 침대에 몇 번 튕기며 재밌게 쓰러졌더니 감독님께서 단박에 ‘너는 그러면 안된다’고 말렸어요. 다들 재밌게 하는데 저만 진지하니까 답답했죠. 악역임에도 사랑받는 이유는 황철범이 정이 많은 사람이라서가 아닐까요? 갑질은 하지만 베이스에는 조직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고 끝까지 챙겨주잖아요? 그 부분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고준은 언젠가 ‘로코’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그런 ‘열망’은 <열혈사제>에서도 살짝 걸쳐놓았다.

“작가님이 써준 글에는 박경선 검사에 대한 이성적인 호감이 전혀 없어요. 일식집에서 처음 만날 때도 적대심으로 연기를 했더니 감독님이 ‘건달이면 여자도 좋아할 텐데 이 정도 미모의 검사라면 이성적 감정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거예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박 검사에 대해서는 계속 이성적 호감을 두고 연기했죠. 이 작은 눈에서 나오는 눈빛을 시청자들은 곧바로 알아차리더라구요(웃음) 언젠가 ‘로코’ 장르도 꼭 하고 싶어요.”

배우 고준. 사진제공 비에스컴퍼니.

■연기 그리고 연애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빛을 봤지만 주목받지 못한 시간들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고준은 특별히 잘 하는 건 없지만 못하는 것도 없다고 자신한다. 일단 <열혈사제> 특집 방송에서 ‘핵인싸’ 댄스인 ‘오나나나’로 범상치않은 댄스 실력을 보여줬다. 킥복싱, 골프도 수준급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실력있는 연기 입시 선생님이었다.

“어쩌다보니 여러가지 일을 하게 됐는데 연기 학원은 20대 후반에 시작한 제 연습실에서 출발했어요. 제 연기 연습을 위해 만들어놓은 공간인데 월세를 내야 하다보니 입시 과외를 시작했어요. 그 중에 대학도 가고 몇몇 친구가 좋은 작품을 하다보니 소문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커진 거예요.”

고준의 제자들은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강별, 성준, 김준한 등이 있다. <열혈사제> 장룡역의 배우 음문석도 그의 애제자였다.

“이제 본업인 연기로 조금 바빠지다보니 다른 일에 대해서는 시간적으로 감당이 안 되더라구요. 점점 주변 정리를 한 후에 본업에 충실해야할 것 같아요. 연애도 하고 싶어요.(웃음)”

시간이 없어 연애도 쉽지 않았다는 그다. 마지막 연애 후 시간도 꽤 흘렀다고.

“제가 마음의 크기가 클수록 더 표현을 못해요. 결혼도 연애도 하고 싶은데 너무 차여요. 상대방에게 ‘자신을 진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저는 감정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 만나서 2년 정도 되면 마음이 열리기 시작하고 4년 정도 되면 ‘폴링인러브’하는 시기인데 그 전에 모두 떠나더라구요.”

고준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그만의 느낌을 갖고 있는 여인을 찾고 있다.

“말없이 저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좋아요. 밝은 성격보다는 눈빛에 페이소스가 깊었으면 좋겠어요. 사연이 가득한 느낌?”

롤모델은 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액션보다는 정적이고 시적 서정성을 가진 작품들을 좋아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좋하해요. 보고 있으면 숙연해지죠. 테크닉이 아닌 마지막 여운이 깊게 남는 영화를 좋아해요. 누아르 장르라도 그 안에 시적 서정성이 담긴 영화를 좋아하고 목표로 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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