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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바둑리그, 출발 총성과 함께 ‘이변’ 속출

루이나이웨이 9단(왼쪽)과 이미진 8단이 대국을 끝내고 승부 과정을 되짚어 보고 있다. 오른쪽 남자는 루이나이웨이 9단을 응원하러 온 차민수 5단이다.

이제 갓 출발의 돛을 올린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가 출항과 함께 거센 이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전통의 강호, 유력한 우승후보들이 초반부터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반대로 신생팀 서울 EDGC는 ‘돌풍’을 예고했다. ‘만년 하위’ 서귀포 칠십리 역시 심상치 않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8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 1라운드 3경기에서 서울 EDGC가 서울 부광약품을 3-0으로 꺾고 여자바둑리그 데뷔승을 거뒀다.

이날 대결이 벌어지기 전 바둑 관계자 대다수는 전통의 강호 부광약품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6일과 7일의 경기처럼 이날도 제2국 김채영 5단(부광약품) vs 권주리 2단(EDGC)의 승부가 가장 먼저 결과를 드러냈다. 상대전적에서 3-0으로 앞서 있던 김채영 5단이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권주리 2단이 초반부터 조금씩 리드해 갔다. 중반 들어 김채영 5단이 추격에 성공하며 균형을 맞추는가 싶었으나 좌변 전투에서 기회를 놓치며 승부도 그대로 밀려 버렸다. 권주리 2단의 침착한 형세판단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제3국은 관록의 승부사 김혜민 8단(EDGC)의 뚝심이 빛난 승부였다. 신예답지 않게 끈끈하게 버틴 이도현 초단(부광약품)의 대마를 포획하며 팀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루이나이웨이 9단(부광약품) 대 이민진 8단(EDGC)의 대결로 펼쳐진 장고대국이었다. 관록 있는 선수들의 대결답게 중반까지 느린 리듬으로 흐르던 대국은 루이나이웨이 9단의 거센 압박공세에 한 걸음도 밀리지 않고 역습을 시도한 이민진 8단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로써 신생팀 서울 EDGC는 부광약품을 퍼펙트로 제압하면서 단숨에 리그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에 앞서 7일 치러진 포스코케미칼 vs 사이버오로의 대결도 올시즌 여자바둑리그의 격한 승부 흐름을 느끼게 해줬다.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을 보유해 단박에 우승후보 중 하나로 떠오른 사이버오로가 최정 9단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1-2로 패하며 올시즌 전체 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

반면 포스코케미칼은 주장 조혜연 9단이 상대팀 에이스 최정 9단의 벽에 막혔지만 팀의 ‘제2의 주장’ 왕천싱 5단과 ‘무서운 초단’ 강지수의 활약을 앞세워 팀 승리를 가져가며 ‘진짜 강자’의 면모를 뽐냈다.

한편 6일 치러진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 개막전’에서도 이지현 감독이 이끄는 서귀포 칠십리가 유병룡 감독의 인제 하늘내린을 상대로 3-0 퍼펙트승을 기록하며, 올시즌 심상치 않은 활약을 예고했다.

시즌 개막과 함께 흔치 않은 3-0 승부가 속출하며 파란의 조짐을 보이는 여자바둑리그는 9일 부안 곰소소금 vs 여수 거북선의 대결로 1라운드를 마친다. 이 대결에서는 어떤 풍랑이 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 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이다. 여자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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