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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나라가 없어진 것 같다” 승리 구속영장 기각 후폭풍→경찰 수사권 조정 반대 여론

승리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승리(28·이승현)의 구속영장 기각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클럽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혹, 마약, 성폭행 등 관련 수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승리와 그의 동업자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인석씨(34)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의 마무리 역시 좋지 않은 모양새로 끝났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8일 신청했다. 경찰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리의 구속영장에는 범죄 사실이 명확한 부분만 신청 내용이 포함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승리와 유인석씨의 자금 횡령에 수사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빼돌린 버닝썬 자금은 모두 5억원 3000만원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횡령 자금이 5억원 이상일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위반 혐의로 가중 처벌을 받는다.

법원은 경찰의 예상을 뒤엎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혐의 내용과 소명 정도, 피의자 관여 범위, 피의자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와 그동안 수집된 증거 자료 등에 비춰 증거 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승리와 유인석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성매매 알선보다 형량이 무거운 횡령 혐의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종열 판사는 “주요 혐의인 법인 자금 횡령 부분은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에 비춰 형사 책임 유무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승리가 구속영장이 기각된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도복을 입고 미소를 띄며 운동을 하는 모습이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되자 경찰에 대한 공분이 일었다. 연합뉴스

법원의 결정에 여론은 들끓었다. 경찰의 수사가 미진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비판이다. 승리와 유인석씨는 경찰 유착 관계가 강하게 의심되는 인물이었다. 투입된 경찰 인력만 152명, 110여 일간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왔지만 애초에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방침에 불신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인 승리와 유인석씨를 둔 채 ‘용두사미’로 수사가 마무리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당장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어졌다. ‘버닝썬 특검’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청원 시작 4일 만에 9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인은 “버닝썬은 경찰의 공권력을 동원해 범죄 행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왔다”며 “경찰은 제대로 수사하고 있지 않고 있어 특검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을 담은 공간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승리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도복을 입고 미소를 띠며 운동을 즐기는 모습이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되자 공분 여론은 더욱더 증대했다. 누리꾼들은 “승리가 승리했다”며 허탈감을 표했다.

경찰이 버닝썬 게이트에 대한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검경 수사권 조정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용민 화백

경찰에 대한 불신은 최근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검·경간 수사권 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17개 여성 단체들은 17일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수뇌부의 사퇴를 촉구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경찰 내부에서도 “최대 악재가 터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버닝썬 사태를 촉발한 최초 제보자 김상교씨는 승리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대한민국의 현실, 나라가 없어진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에 “소리내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동의하기도 했다.

승리와 유인석씨는 이르면 이번 주 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다. 검찰의 수사 성과에 따라 사정당국 초미의 관심사인 수사권 조정에 지대한 여파를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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