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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통산 200골’ 이동국, ‘220골’ 주문한 모라이스 감독에 “한 번 도전해보겠다”

전북 이동국이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5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전북 통산 200골을 달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직 전성기가 지나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한 번 도전해볼게요.”

조제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이 이번 시즌 이동국이 전북 통산 220골을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이동국이 이렇게 화답했다.

이동국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5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문선민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이 골로 이동국은 전북 통산 200골(K리그 154골·ACL 37골·FA컵 9골) 고지를 밟았다. K리그 역사상 한 팀에서 200골을 넣은 것은 이동국이 유일하다.

이동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했다. 특히 지난 강원 FC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전북 통산 200골 달성 기회를 눈 앞에서 놓치기도 했다. 이동국은 “강원전에서 페널티킥을 놓치고 선수들이 아홉수에 걸려서 그런것도 못한다고 장난을 많이 쳤다. 김상식 코치도 ‘언제 300골 넣을래’라고 하기도 했다. 골을 넣는 순간 ‘선수들과 김 코치한테 그런 얘기 안듣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경기에서는 쉬운 찬스, 반드시 넣어줘야 하는 찬스에서 내가 원하지 않는 슈팅을 하곤 했다”며 “나는 조급하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머리속에 그런게 있었던 것 같다. 경기력은 좋아졌는데 골이 안 들어갔다”고 그 동안 느꼈던 심적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골 장면은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헤딩슛에 앞서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갔다. 그런데 그 골대를 맞은 공이 왼쪽 측면에 있던 문선민에게 흘러갔고, 이것이 이동국의 머리를 향하는 정확한 ‘택배’ 크로스로 연결됐다. 이동국은 “골대를 맞았을 때 ‘오늘까지 안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볼이 살아서 (문)선민이한테 갔고, 거기서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동국도 이 골로 한시름을 덜었다. 이동국은 “개인적으로 한 달 동안 골이 안 들어가서 조급했는데 이 골로 훌훌 털어버리고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동국에게 전북 통산 200골은 어떤 의미일까. 이동국은 “유럽에서는 한 팀에서 300골, 400골 넣는 경우가 있지만 K리그에서는 아직 그런 기록이 없다. 처음으로 한 기록이라 기분이 좋다”며 “그 동안 같이 호흡을 맞춘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앞으로 오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살려서 좀 더 팀에 도움이 되는 골을 많이 넣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동국을 언급하며 “이번 시즌이 끝났을 때 이동국이 220골까지 기록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이동국은 “내 최고의 전성기 때는 20골 이상 넣었다. 아직 40대 초반이고 전성기가 지나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한 번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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