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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 부상 이탈, 키움 ‘첫 전격 플랜B’ 시험대에

키움 선수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와의 경기에서 4-2로 승리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 | 이석우 기자

키움 불펜이 올 시즌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세이브 1위를 달리던 마무리 조상우가 어깨 부상으로 최소 한 달간 결장하게 되면서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해오던 키움에게 ‘플랜B’를 꺼내들어야 할 시간이 왔다.

키움은 지난 10일 어깨 통증을 느낀 조상우에 대해 검진을 실시한 결과 ‘오른쪽 어깨 견갑하근(견갑골 아래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았다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치료 및 재활에 4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여 조상우는 일단 6월 내에 마운드에 오르기 어렵다.

조상우의 부상은 키움이 올 시즌 들어 맞이한 가장 큰 악재다. 키움은 올 시즌 5월 초순까지 ‘9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가는 등 쾌조의 상승세를 탔다. 올해 처음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던 이승호·안우진이 기대 이상 활약했다. 박병호의 장타력은 리그에서 여전히 손꼽히는 수준이었고, 제리 샌즈에 ‘만년 유망주’였던 장영석까지 무섭게 타점을 쌓았다. 조상우의 강속구도 기대 이상이었다. 시즌 전 구상에 약간씩 변화는 있었겠으나 시행착오는 거의 없었다.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이보근이 불펜에서 빠진 정도였다.

고비는 6월이 다가오며 찾아왔다. 박병호가 5월 월간타율이 0.242로 떨어질 정도로 부진에 빠져 2군으로 향했다. 지난 8일 대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당쇠로 활약하던 김동준이 오른팔 척골(팔뚝뼈) 골절상을 당했고, 이날 어깨 통증을 느낀 조상우도 부상 판정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박병호의 빈 자리는 김하성, 샌즈 등 다른 타자들로 메우고 있지만, 조상우가 비운 마무리 자리는 커 보인다. 시즌 내내 전격적인 플랜B를 가동하지 않았던 키움이 시험대에 올랐다. 자원이 없는 편은 아니다. 지난해 조상우가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렸을 때 대체 마무리가 된 김상수가 올해도 10일 현재 홀드 1위(15홀드)를 달리고 있다. 사이드암 한현희도 올 시즌 11개의 홀드를 쌓았고, 필승조로 뛴 경험도 많다. 올해 불펜에서 실력을 업그레이드한 투수들도 있다. 좌완 김성민은 속구 평균구속이 시속 137㎞에도 못미치나 120㎞대 체인지업 구사율을 30%대까지 높여 재미를 보고 있다. 피안타율(0.215)이나 1.01에 그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키움 불펜투수들 중 가장 뛰어나다. 필승조의 또다른 옵션으로 떠오른 우완 윤영삼 역시 WHIP 1.19, 피안타율 0.252를 기록중이다. 팀내 불펜투수들 중 상위권이다.

다만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김상수와 한현희 모두 많은 홀드에 비해 피안타율이나 WHIP가 높다. 조상우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28로, 한현희(1.54), 김상수(1.43)는 이에 못미친다. 조상우의 피안타율은 0.273로 낮은 편은 아니었으나 김상수는 0.287, 한현희는 0.292에 달한다. 젊은 투수들은 이들에 비해 각종 지표가 빼어나지만 아직 타이트한 리드 상황. 경기 막바지에 나와서도 지금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키움 벤치가 마운드 운용의 묘를 잘 살려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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