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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복귀도 가능?…돌아온 이대은, 이제는 KT 마운드 핵심 옵션

KT 이대은이 지난 12일 수원 SK전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이대은(30·KT)이 더 안정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시 고비를 맞은 KT 마운드에 새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은은 지난 12일 수원 SK전에서 2회 마운드에 올라 5회까지 4이닝을 2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부상 이후 한 달 만의 복귀전이었다.

지난 5월16일 KIA전에서 시즌 첫승을 거둔 뒤 팔꿈치 통증이 생겨 이탈했던 이대은은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돌아왔다. 이대은이 없는 사이 호투를 이은 배제성이 선발로 자리 잡아 선발 로테이션은 비교적 잘 돌아가는 반면 개막 이후 꾸준히 달려온 불펜 투수들이 지쳐가는 시점이라 KT는 복귀하는 이대은의 활용 방향을 틀었다.

이날 복귀전에서는 선발 금민철이 1회 만에 4실점을 하고 타자들이 1회말 2점을 보태 추격하자 2회초에 이대은을 바로 투입해 롱릴리프로 기용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대은의 복귀를 앞두고 “연투도 해야 하기 때문에 길어야 2이닝 정도 던질 것”이라고 계획했지만, 선발이 워낙 초반에 무너져 일찍 투입한 이대은의 투구가 생각보다 훨씬 좋자 4이닝을 맡겼다.

이날 이대은의 최고구속은 148㎞였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에 커브까지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모두 던지면서 투구 수도 59개로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그 중 40개가 스트라이크로 제구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복귀전 투구를 통해 이대은은 KT 마운드에서 매우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정성곤, 주권, 손동현을 중심으로 필승계투조를 꾸렸다. 워낙 접전이 잦다보니 핵심 불펜들의 등판이 많아 최근에는 불펜 피로도가 높아졌다. 12일까지 2경기 연속 선발이 조기 강판되는 사태 속에 이대은이 불펜에 합류해 큰 역할을 했다. 경기는 졌지만 이대은의 살아난 구위를 확인한 것은 큰 수확이다.

이대은이 12일 SK전처럼 ‘제2선발’로 투입되거나 아예 비상시에는 선발로 돌아갈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대은이 복귀전에서 계획보다 오래 던진 것 역시 선발 투수의 부진 때문이었다. 김민과 배제성의 호투로 여유를 찾아가던 KT 선발진의 분위기는 최근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 중 쿠에바스는 9일 롯데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살아나 한숨 돌렸지만 1선발 알칸타라가 부진을 벗지 못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사이 3차례나 5실점 이상을 기록한 알칸타라는 11일 SK전에서는 4.1이닝 만에 12안타 7실점으로 물러나 개막후 처음으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여기에 좌완 금민철이 12일 SK전처럼 심각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걱정했던 불펜은 우완 김민수와 이상동의 등장으로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중간계투로 등판했지만 선발 같은 역할을 해낸 이대은의 활용 폭을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

KT는 올시즌 고비로 향할 때마다 대체 자원들이 등장해 위기를 막아냈다. 마무리 김재윤이 다친 뒤에는 정성곤이 뒷문을 막았고 배제성은 선발 공백을 메웠다. 내야 수비가 흔들릴 때 유격수 강민국이 합류해 그나마 안정됐고 트레이드로 합류한 박승욱과 조용호가 1루와 외야를 맡아 공·수에서 활약하고 있다.

시즌 초반의 이대은은 개막 전 KT의 계산에서 가장 빗나간 전력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6월의 이대은은 KT의 계산에 옵션을 추가시켜줄 수 있는 가장 큰 기대 요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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