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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섬 국제시니어대회 “세계바둑대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안군이 한국바둑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세돌 9단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진 전남 신안군(군수 박우량)이 한국바둑의 발전을 견인하는 지자체로 그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동안 KB바둑리그에 참여해 온 신안군이 올해부터 세계의 레전드급 프로들을 불러모아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시니어 대결장’을 열었다. 지난 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5일간의 열전을 벌인 ‘2019 1004섬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가 그 무대다. 12일 폐막식을 끝으로 내년 대회를 기약한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는 갖가지 화제를 뿌리며, 세계바둑계에 ‘흥행대박 기전’의 가능성을 알렸다.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 단체전 3라운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 단체전에서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해 개최국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은 단체전 1라운드에서 중국에 승리하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지만, 2라운드에서 일본에 패하며 자력으로는 우승할 수 없는 나락으로 빠졌다.

그러나 한국팀은 최종전에서 대만을 3-0으로 꺾은 반면 선두를 달리던 일본이 중국에 0-3으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행운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단체전에서 한·중·일은 나란히 2승1패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동률일 경우 팀 승수 → 개인 승수 → 1장 승수 → 2장 승수 → 3장 승수로 순위를 정한다’는 규정에 따라 1장 양재호 9단이 3승을 거둔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 것. 중국은 한국과 팀 승수와 개인 승수까지 같았지만 1장 류샤오광 9단이 2승1패를 거둬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2라운드에서 거푸 승리하며 우승을 바라봤던 일본은 최종일 경기에서 중국에 영봉패를 당하며 한국과 중국에 개인 승수에서 1승이 뒤져 3위에 그쳤다.

박우량 신안군수가 폐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선수단은 단체전에서는 웃었지만, 개인전에서는 모두 고개를 숙였다. 유창혁 9단과 양재호 9단 등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시니어 강자들이 초반에 고배를 마셨고,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4강에 올랐던 서봉수 9단마저 11일 대만의 왕리청 9단에게 불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개인전 우승은 서9단을 울린 왕리청 9단이 차지했다. 왕리청 9단은 12일 치러진 결승에서 중국의 시니어 강자 위빈 9단을 무릎 꿇리면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다.

한편 불세출의 바둑영웅 이세돌 9단의 고향으로 ‘신안군이 바둑의 본고장’임을 널리 알리고, 국제 교류 활성화에 디딤돌을 놓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열린 이번 ‘1004섬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는 첫 해부터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개인전과 국가대항 단체전을 동시에 열어 바둑팬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고, 신안 군민들이 참가하는 군민바둑대회와 어울림한마당 행사를 함께 연 덕분이다.

이에 대해 구기호 월간 <바둑> 편집장은 “이번 대회는 조치훈, 유창혁, 서봉수, 요다 노리모토, 위빈 등 한때 세계무대를 주름잡던 강자들이 대거 출전한 데다 신명나는 어울림한마당 행사를 통해 참가 선수들과 신안 군민들이 한데 어울려 공연도 보고 먹거리를 나누는 등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며 “바둑대회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할 만하다”고 전했다.

한국기원이 주최하고 전남도와 신안군이 후원한 ‘2019 1004섬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의 개인전 우승상금은 5000만원, 단체전 우승상금은 2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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