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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5년 만에 최고 순위…‘젊은 피’들의 존재감, KT 변화의 중심

KT 김민혁과 심우준. KT 위즈 제공

KT가 창단 이후 가장 높은 곳에서 6월을 지나며 올시즌 변화를 증명해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느끼지 못했던 ‘젊은 피’들의 존재감이 변화의 핵심이다.

KT는 17일까지 31승41패(0.431)로 6위에 올라있다. 7위 삼성과 승차 없는 6위지만 KT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숫자다. 2015년 처음으로 KBO리그에 합류한 뒤 3년 연속 최하위를 하고 지난해 9위를 하며 간신히 꼴찌를 면한 KT가 6월 이후를 6위로 보낸 적은 단 하루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록한 8위가 KT의 6월 최고 순위였다. 그나마 6월5일을 마지막으로 9위로 내려간 뒤 NC와 치열한 탈꼴찌 경쟁을 펼치며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에도 78경기를 치른 6월29일에야 시즌 30승을 거뒀지만 올해는 72경기 만에 이미 31승을 거두고 있다. 해마다 개막 직후 반짝 돌풍을 일으킨 뒤 5월 이후로 수직강하 하던 KT의 레이스는 올시즌 4월에 가장 부진한 뒤 5월 이후 상승하는 반전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강철 감독의 선수단 파악과 경기 운영을 중심으로 많은 부분이 달라져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젊은 선수들의 존재는 지난 4년간의 6월과 현재의 가장 큰 차이다.

지난해에는 없던 선발 김민, 배제성과 함께 중간계투로 이동해 날개를 단 주권과 정성곤은 개막 이후 KT 전력 변화의 가장 큰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어 타선에서도 본격적으로 ‘젊은 피’들의 활약이 나오면서 KT의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KT는 오랜 고민이던 1번 타자와 외야 한 자리를 김민혁으로 단숨에 해결했다. 2014년 KT에 입단한 김민혁은 지난해까지 상무에서 복무하고 올해 본격적인 1군 주전 경력을 쌓고 있다. 타율 0.305 17타점 8도루를 기록중이다. 도루왕 출신의 이대형을 중심으로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며 맡던 KT 1번 타자는 심지어 지난해 고졸신인 강백호가 맡을 정도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올해 타선 균형을 위해 강백호를 ‘제자리’인 3번에 놓은 KT는 김민혁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효과를 얻고 있다. 이강철 감독도 “1번 타자가 생기니 가장 든든하다”며 김민혁의 활약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강력했던 타선이 지난해만큼 터져주지 못하는 가운데 KT는 김민혁을 중심으로 최근 승부처마다 작전 야구를 통해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유격수 심우준이 많이 달라졌다. 2014년 입단 이후 꾸준히 1군에서 뛰면서도 정체 상태였던 심우준은 올시즌 경쟁에서 밀려난 채 개막을 맞으면서 많은 것을 바꿨다. 꾸준히 변화를 요구했던 이강철 감독은 현재의 심우준에 대해 “수비부터 타격까지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황재균까지도 시험했던 KT 유격수 자리는 마음가짐과 타격을 바꾼 심우준에게 돌아가있다. 심우준은 한결 안정된 수비와 함께 지난 15일 삼성전에서는 2루타 2개를 포함해 3안타 3타점을 터뜨리는 등 KT의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승욱, 조용호, 강민국이 더해져 부상 혹은 부진으로 주전 공백이 생기려다가도 자연스레 메워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KT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결국은 베테랑들에게 의존하는 구조로 선수단을 운영했다. 올해도 아직 준비가 덜 된 젊은 선수들을 경쟁시켜야 했던 4월에는 최고참 유한준과 박경수가 중심이 돼 경기를 끌어갔다. 그 사이에도 김민혁은 꾸준히 1번 외야수로 출전 기회를 얻은 끝에 성적을 내기 시작했고, 경쟁터에 놓여있던 심우준은 그동안 미뤄왔던 변화를 결심한 끝에 직접 떳떳한 주전이 되었다.

올해 KT는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꾸린 채 처음으로 FA 등 외부 영입 없이 시즌을 맞았다. 그러나 경쟁과 믿음 사이에서 기회를 얻고 성장 중인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창단 이후 가장 좋은 성적에 대한 희망을 안고 시즌 후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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