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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바둑리그, 연승과 연패 ‘극과극’은 어디까지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1주전 조혜연(오른쪽)과 서울 부광약품 3주전 김신영이 일전을 치르고 있다.

여자바둑리그가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될성부른 팀들은 연승행진의 휘파람을 불고, 사정이 여의치 않은 팀들은 깊은 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전통의 강호들이 연패 속에 꼴찌그룹으로 추락해 눈길을 끈다.

지난 17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2019 여자바둑리그 4라운드 3경기. 이영신 감독의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권효진 감독의 서울 부광약품이 반상을 마주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관록의 1주전 조혜연(4승 1패)에다 1주전의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특급용병 왕천싱(3승 1패)이 그 뒤를 받치고 2주전 강지수도 3승2패로 제 몫을 해 주면서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팀이다.

반면 서울 부광약품은 리그 초반 5연패를 당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상황으로 1주전 김채영(3승 2패)이 서서히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만큼 ‘백전노장’ 루이나이웨이(3패)와 2주전 이도현(1승 4패), 3주전 김신영(2패)의 분발이 요구되는 일전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동안의 흐름과 별 변함이 없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조혜연과 강지수가 승리를 낚아 2-1로 3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종합전적 5승1패를 기록, 단독선두로 뛰쳐나갔다. 반면 서울 부광약품은 6연패의 깊은 수렁으로 가라앉았다.

이튿날인 18일 치러진 인제 하늘내린과 여수 거북선의 승부도 마찬가지였다.

개막 전만 해도 인제 하늘내린은 올시즌 꼴찌로 예상되던 팀이다. 이에 비해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인 여수 거북선은 올해도 이름값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2019시즌 뚜껑이 열리자 인제 하늘내린은 초반 2연패를 딛고 내리 3연승을 달리며 중위권으로 뛰어올랐다. 반면 여수 거북선은 이유를 모를 무력감 속에 5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었다. 인제 하늘내린으로서는 조금 여유가 있지만, 여수 거북선으로서는 1승이 간절한 상황. 따라서 여수 거북선의 분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승부 역시 지금까지의 흐름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인제 하늘내린은 제1국을 내줬지만 제2·3국에서 승리하면서 4연승의 신바람을 냈고, 여수 거북선은 서울 부광약품과 함께 나란히 6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인제 하늘내린으로서는 조심스레 1위를 넘보는 3위에 자리한 반면 여수 거북선은 개인승수에서 부광약품에 뒤지며 최하위인 8위로 추락했다.

이처럼 팀에 따라 연승과 연패를 치닫는 흐름에 대해 구기호 월간 <바둑> 편집장은 “인제 하늘내린의 경우 2연패를 당한 후 치러진 3라운드에서 3주전 정연우가 ‘특급용병’ 왕천싱을 꺾고 팀에 첫 승을 안긴 것이 팀 분위기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처럼 단체전 경기에서는 개인의 기량 못지않게 팀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구 편집장은 이어 “지금 여수 거북선과 서울 부광약품 모두 1승이 절실하다. 그 1승을 토대로 얼마든지 도약할 수 있는 팀들이다”며 “올시즌 여자바둑리그는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6패를 안은 채 1승에 목말라 있는 여수 거북선과 서울 부광약품은 오는 25일 운명의 일전을 치른다. 어느 팀이든 1승을 토대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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