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경X오늘MVP] 나는 KIA 선발 투수다…승리보다 값진 홍건희의 최고 피칭

KIA 홍건희가 20일 광주 SK전에서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홍건희(27·KIA)가 승리보다 빛나는 역투를 했다.

홍건희는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 1볼넷 7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데뷔후 최고의 피칭이었다. 홍건희는 2011년 데뷔 이후 지난 8일 NC전까지 29차례 선발 등판했다. 그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경기는 6.2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한 5월4일 NC전이었다. 그러나 이날 가장 많은 7이닝 동안 96개를 던지면서 2실점으로 SK 타선을 막아냈다.

특히 6회초 1사후 대타 나주환에게 좌전안타를 맞을 때까지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고 ‘퍼펙트’ 기세로 던졌다. 최근 공격적으로 스윙하는 SK 타자들은 최고 시속 148㎞ 직구를 앞세운 홍건희의 공격적인 투구에 쉽게 방망이를 내며 물러났다. 7회초 1사 1루에서 4번 정의윤이 초구 직구를 퍼올려 우중간 홈런을 때릴 때까지 홍건희에게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홍건희는 “5회까지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지만 내가 1선발도 아니고 기록은 의식하지 않았다. 안타를 맞은 뒤로는 실점만 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고 말했다.

개막후 첫 선발 등판이었던 4월14일 SK전에서 첫승을 거둔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던 홍건희는 데뷔후 최고로 잘 던진 이날도 결국 2승째는 거두지 못했다. KIA가 5-2로 앞선 8회초 불펜에 공을 넘겨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두번째 투수 전상현이 블론세이브를 했다. 2사 만루에서 정의윤이 친 타구가 우중간에 떨어졌고 중견수 이창진이 달려들었으나 잡지 못하고 타구가 빠지면서 싹쓸이 2루타가 됐다. 5-5 동점을 내주면서 홍건희의 승리도 날아갔다.

그러나 KIA는 8회말 다시 3점을 추가하면서 8-5로 승부를 갈랐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결국은 홍건희의 선발 데뷔후 최고 역투가 KIA를 승리로 이끌었다.

데뷔 이후 주로 중간계투로 뛰며 선발 투수가 빠질 때 대체 선발로 투입돼왔던 홍건희는 올시즌 개막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기면서 대체 선발로 투입됐다. 전에 비해 훨씬 안정된 투구로 호투를 이어간 끝에 현재는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돼있다.

홍건희는 “지난해까지 고정 선발 경험이 없었지만 올해 계속 선발로 나가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요령이 생긴 것 같다. 지난해까지 슬라이더 구속에 욕심이 많았는데 스프링캠프에서 구속보다 각도를 만드는 데 집중한 것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