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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영국 유학 떠나는 MBC 아나 이성배 “밑바닥부터…‘스벅’ 알바도 할 생각”

MBC 이성배 아나운서.

MBC 아나운서 이성배가 영국 유학길에 오른다.

뉴스부터 아침교양, 스포츠, 라디오 DJ까지 폭넓은 진행을 펼쳐오던 이 아나운서의 유학 소식이 갑작스럽다. 그러나 그는 오래 준비해온 ‘인생 제 2막’의 첫걸음이란다.

8살 아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와 ‘육아’를 동시에 해내겠다는 ‘슈퍼 대디’ 이성배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야무지다. 스포츠경향이 2주 후 런던으로 떠나는 그를 일문일답했다.

-갑작스러운 유학 소식이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2년간 방송을 내려놓은 적이 있다. 당시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 취득한 후 중앙대서 강의 제의가 왔고 2년 동안 하다보니 적성에 꽤 맞았다.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보자 생각했고 내 인생에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 결정했다.”

-어디로 가나?

“영국 골드스미스 런던대(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에서 정치커뮤니케이션 석사과정을 밟는다. 그동안 영어 공부도 새로하고 연구 과제 에세이를 쓰느라 힘들었다.”

-‘정치’라면 방송의 연장선이 아닌, 다른 2막으로 해석해도 되나?

“지인들에게 얘기했더니 ‘너 정치에 야망이 있었냐’고 하더라. 그보다 앞으로 정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4차 산업으로 인한 사회 구성원간 ‘분쟁’과 ‘갈등’을 중재하고 소통하도록 하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과 대안 관련 에세이를 써서 대학에 제출했더니 합격했다. 근데 생각해보면 최근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코미디언 출신이 당선되지 않았나? 인생 모르는 거다.(하하)”

-MBC도 구성원간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학 결정에 그 여파는 없는가?

“MBC의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육아 휴직계를 내고 아들과 함께 떠난다. 자기 개발이란 의미도 있지만 8살된 아들과 오롯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한국에 있다보면 지인과의 모임이나 술자리로 방해를 받을 것 같아 ‘떠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2주 후 영국 유학길 떠나는 MBC 아나운서 이성배.

-2주 정도 남았는데 아들은 기대가 큰가?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은 항상 행복해한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영어 발음만큼은 나보다 좋다. 아들에게는 여러가지 미안한 점이 많은데 다행히도 너무나 밝게 자랐다. 아빠를 사랑해줘서 고맙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마흔 가까이에 새로운 도전, 두렵지 않나?

“난 좀 무모한 편인 것 같다. ‘다 되겠지’라는 생각 중이다. 돌이켜보면 남들이 하지 않는 선택을 해왔다. MBC가 네 번째 회사다. 안정적인 직장이라 일컫는 대기업을 뛰쳐나와 아나운서가 됐고 또 아나운서가 되어서도 교양부터 예능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도전했고 거부감이 없었다.”

-유학 기간은 얼마나 예상하나?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이다. 우선 1년 휴직을 냈으니 내년이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되도록 장기적 플랜을 짜보고 싶다. 아들과 적응을 잘하고 공부도 맞는다면 박사 학위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방송인이 유학을 가면 보통 글을 쓴다. 유학생활을 기록할 계획은?

“그런 낭만적인 걸 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생존이다. ‘좌충우돌 런던생존기’라는 개인 방송을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현지 스타벅스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을 정도다.(웃음)”

-시청자들에게 떠나기 전 마지막 한 마디를 전한다면?

“MBC 구성원들은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을 되찾기 위해 부서별로 무던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제자리를 되찾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저 역시 그동안 우울감이 있었고 그런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서는 건 아닌 것 같아 잠시 떠남을 선택했다. 예전의 밝음을 되찾고 건강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다시 찾아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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