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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 벗은 광주, 후반기도 상승세 유지할까

지난 10일 질 때까지 같은 옷을 입겠다는 광주FC 박진섭 감독이 무더위에도 겨울 양복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 있다. 광주FC 제공

승리의 열매는 언제나 달콤하지만, 패배는 종종 혹독한 후유증을 남긴다.

지는 법을 잊었던 광주FC도 반년 만에 충격적인 첫 패배를 당하면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광주FC는 지난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2부) 20라운드에서 FC안양에 1-7로 대패했다. 광주는 이날 패배에도 선두는 지켰지만 개막전부터 시작된 무패 기록이 19경기(13승6무)로 마감됐다.

광주는 박진섭 감독(42)이 겨울옷을 입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질 때가지 겨울 정장을 벗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래 한 번도 지지 않은 것이 한여름인 요즘까지 이어진 것이다.

보는 사람도 숨이 막히는 겨울옷을 벗은 것은 시원섭섭한 일이지만 올해 최다 실점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패배한 것은 아쉽기만 하다.

수비수 출신인 박 감독의 지휘 아래 19경기에서 8골만 허용하는 짠물 수비를 자랑하던 팀이 단 1경기에서 7골을 내줬다. 박 감독은 “전술적으로 준비한 부분이 수비에서 잘 되지 않았다. 감독인 내 탓”이라면서도 “19경기를 하면서 내주지 않았던 골을 한꺼번에 다 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믿었던 주포 펠리페(14골)가 침묵하고 있는 것도 고민이다. 펠리페는 1m93의 큰 키를 살린 공중볼 싸움과 득점력, 연계 능력을 겸비한 만능 골잡이지만 반환점을 돌면서 주춤하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달 29일 대전 시티즌전 이후 3경기에선 득점이 없다. 펠리페를 제외하면 광주에서 팀내 최다골이 3골인 윌리안과 이으뜸, 여름이라는 점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상승세를 타는 팀들이 기세가 꺾이는 것은 대부분 철저한 벤치마킹에 장·단점이 파악되는 경우여서 연패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일단 박 감독은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선두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박 감독은 “안양전은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며 “무패나 대패보다는 경기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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