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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훈에 가려져 있지만…‘필승조’ 김태훈-서진용의 묵직한 존재감

SK 서진용(왼쪽)과 김태훈. 이석우 기자·구단 제공

전반기를 선두로 마친 SK의 강점 하나는 ‘뒷문’이다. 사실 지난 몇 시즌 재건에 가장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필승조지만 올해 환골탈태했다. 현재까지 SK 불펜 평균자책은 3.87(4위)로 빼어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팀 세이브(36), 팀 홀드(64), 팀 블론세이브(5) 부문에서 모두 1위다. 등장과 함께 마무리 고민을 지운 ‘히트상품’ 하재훈(29) 때문에 많이 가려졌지만 이에 앞서 등판하는 필승 계투진 김태훈(29)-서진용(27) 듀오의 존재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염경엽 감독은 “승리조인 김태훈과 서진용이 전반기 최고의 활약으로 팀 승리를 지켜줬다”고 칭찬했다.

사실 두 선수 모두 마무리로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09년 1차 지명인 좌완 김태훈은 입단 10년 차인 지난해 1군 주력 선수로 도약해 개인 최고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에 94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 3.83을 기록하더니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11이닝 1승 2홀드 평균자책 0.82로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일찌감치 마무리로 준비한 올해 고비를 또 만났다. 초반 난조로 마무리에서 밀렸다.

그러나 셋업맨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다시 자신의 구위를 찾았다. 김태훈은 48경기에 등판해 16홀드(4승2패 7세이브) 평균자책 3.08을 기록중이다. 6월 이후에는 무결점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6월 10.2이닝 동안 평균자책 1.69(1승 4홀드)를 찍더니 7월에는 9경기 11이닝 동안(1승 5홀드) 1점도 주지 않았다. 염 감독은 “초반에 구속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제 최고 시속 148㎞까지 올라왔다. 투구폼을 약간 교정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서진용의 성장세는 더 무섭다. 서진용은 전반기에 21홀드(49경기 3승1패 4세이브 평균자책 2.68)를 수확했다. 구단 역사상 세 번째 기록이다.

서진용은 시속 150㎞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며 일찌감치 차세대 마무리로 기대를 받았다. 2015년 이후 꾸준히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얻었으나 늘 불안감이 컸던 선수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개막 첫 한 달 동안 4점대 평균자책으로 시작하더니 시간이 흐를 수록 압도적인 투구 내용이 이어진다. 7월 9경기에서는 9이닝 동안 1실점(2세이브 5홀드)만 줬다.

두 선수 모두 20대의 젊은 선수인데다 긴 이닝을 소화하며 세이브 능력까지 갖춘 전천후 불펜투수라는 점에서 SK 불펜이 더 견고해졌다.

홀드 타이틀을 공식화한 2000시즌 이후 한 팀에서 20홀드 기록자를 두 명 배출한 팀은 2014시즌 삼성 뿐이다. 안지만(27홀드)-차우찬(21홀드)이 각각 20홀드를 넘어섰다. SK 김태훈-서진용 듀오는 키움의 김상수(27홀드)-한현희(18홀드)와 함께 두 번째 대기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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