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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버즈’ 세상 떠난 성우계 큰별 박일은 누구?

고 박일. 경향신문DB

성우 박일(본명 조복형)이 별세했다. 향년 70세.

31일 한국성우협회 등에 따르면 박일은 이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고인에게 특별한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박일은 1967년 TBC 3기 공채 성우로 데뷔해 1970년부터는 MBC 성우극회 소속 4기로 활동했다.

고인은 50여년간 활동하며 알랭 드롱, 클린트 이스트우드, 말론 브랜도, 리처드 버틴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의 목소리를 맡아왔다. ‘외화 더빙’ 하면 많은 사람들이 ‘박일’을 연상할 정도로 왕성한 더빙 활동을 했다.

과거 그의 대표작들은 주로 외화 더빙이었다.

특히 ‘골든 아이’, ‘네버 다이’, ‘언리미티드’ 등 피어스 브로스넌이 출연한 영화 ‘007’ 시리즈 더빙을 전담, 능수능란하고 매력적인 제임스 본드의 특성을 잘 살려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마이클 더글러스가 연기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행크 핌 캐릭터와 클린트 이스트우드, 알 파치노, 로버트 레드퍼드, 말론 브랜도 등의 더빙을 맡아 ‘외화 더빙은 곧 박일’이라는 공식을 남겼다.

TV 드라마로는 ‘조선왕조오백년 설중매’(1984), ‘제1공화국’(1981), ‘육남매’(1998), ‘푸른거탑’(2013), ‘황금거탑’(2014), ‘라이프 온 마스’(2018) 등에 참여했는데 주로 중년 시절이며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성우 활동에 매진했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람보’, ‘마징가Z’, ‘우주전사 버즈’, ‘은하철도 999’, ‘인크레더블’ 등 더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특히 그의 유작이 된 ‘토이스토리4’를 포함해 24년 간 ‘토이스토리’ 전 시리즈에서 버즈 라이트이어를 연기했다. 이 덕분에 일흔에 육박한 나이에도 젊은 세대에 친숙한 성우로 남았다.

젊은 세대는 그를 미국 인기 수사극 ‘CSI’ 속 길 그리섬 반장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그는 생전 두 차례 이혼 후 3남 1녀를 25년간 홀로 키웠다. 자녀들은 외국에 거주 중이다.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그가 생전 속했던 MBC 성우극회가 나서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빈소를 마련했다.

발인은 다음 달 2일 오전 8시15분이다.

고인은 최근 ‘토이스토리4’ 개봉에 발 맞춘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버즈의 대사’를 이렇게 꼽았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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