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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단군 이래 최대 역사분실 사건 ‘고구려의 국제정치 역사지리’

우리는 ‘요동’을 요동반도(랴오둥반도)가 있는 중국 랴오닝성의 랴오양(遼陽)시 인근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고구려의 국제정치 역사지리’(주류성)의 저자 이정훈은 랴오양이 장수왕 이후 전성기 고구려의 수도인 평양이고, 고구려의 요동(성)은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흐르는 하천 ‘난하’의 중하류에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주장은 앞서 복기대 교수(인하대) 등 여러 학자들이 했지만 더 많은 학자들의 반대에 부닥쳐 재야 사학계만 수용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기자 출신의 저자는 탐사취재를 통해 복 교수 등이 밝힌 주장의 정당성을 찾아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고려에 대한 재발견도 했다.

그에 따르면, 고려는 후백제와 신라를 통합해 한반도 전역을 석권했다. 그러나 요나라에 막혀 지금의 랴오양시 동쪽에서 발길을 멈췄다. 지금 랴오양시 동쪽에 고려와 요·금의 국경선이 있었다. 그런데 고려는 윤관의 토벌로 동쪽으로는 영토를 더 넓혔다. 따라서 전체 면적은 전성기의 고구려보다 더 넓었다.

고려에 대한 이해가 바뀌자 옥저와 예맥·말갈·삼한·초기백제·초기신라·왜(倭)에 대한 이해도 흔들렸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고대의 한반도는 지금의 요동반도라는 사실이었다. 우리의 고대사는 지금의 요동반도에서 펼쳐졌다고 봐야 ‘삼국사기’는 물론이고 중국 사서의 기록과도 일치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동북공정을 깨부수고 통일의 의지를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단군 이래 최대의 역사분실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를 명확히 밝혀 우리의 역사를 바로 세우려던 마음도 컸다.

‘우리는 에너지가 넘쳐나는 민족인데, 그 에너지를 우리끼리 싸우는 데 소진하고 있다. 내폭(內暴)하는 에너지 방향을 돌려 외폭(外暴)시켜야 한다. 고구려가 바로 외폭으로 성장한 나라다. 코리아는 고구려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정확하게.’

이것이 저자가 책에 담으려 한 속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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