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화제의 책|시의 정원을 채우는 창작정신 ‘시힘’

조선시대의 문인 김득신은 시를 쓰는 일을 두고 “마음과 몸이 서로 원수가 됐다”고 표현했다. 이렇듯 시를 쓰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예술적 열정과 흥취, 창조적 사유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나 작품을 음미할 때 작품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홀경의 요체 등 인간의 힘을 넘어선 작품활동을 가리켜 ‘시귀(詩鬼)’ ‘시마(詩魔)’ ‘시힘’이라고 한다. 이들 말은 창작의 고통을 의미하지만 창작의 높은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는 자랑이자 특권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한다.

‘시힘’(교유서가)의 저자 김풍기 교수(강원대)는 조선 중기의 문인 최연의 ‘축시마(시마를 쫓아낸다)’라는 글을 접한 이후 근 30년 동안 옛글에 나타난 ‘시마’의 의미를 찾아 자료를 모으고 탐구했다. 이 책은 명료하게 설명한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시마’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시마의 정체를 밝히고 문학적 사유의 본류에 연결해 보겠다고 나선 한 열정적인 연구자의 성과물이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