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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사랑병원의 척추건강지키기] 여름 휴가철의 건강한 척추질환 관리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부터 초가을 까지 국내 또는 국외의 휴가지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들이 많다. 인파가 몰리는 휴가철에는 평소보다 심한 교통체증으로 운전시간이 길어지며 장시간 불편한 자세로 대기하는 상황도 생긴다. 그러나 같은 자세로 운전을 하거나 비행기 등에 앉아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경우 목, 등 및 허리 근육이 긴장하기 쉽고, 척추 관절 자체에도 무리를 줄 수 있다.

비행기나 기차 등을 타고 이동할 때는 움직임 없이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가고, 특히 고도가 높아지면 기내 기압이 낮아지면서 관절통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때문에 기체가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면 수시로 목과 허리 및 무릎 주변 스트레칭을 하며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이 같은 스트레칭이 장시간 비행 후 오는 ‘이코노미 클레스 증후군’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운전 시에는 시트에 엉덩이를 밀착시킨 상태로, 등받이의 각도는 약 15도 가량 뒤로 기울이는 것이 좋다. 더하여 한 시간 이상 운전 시 반드시 10분 정도는 휴게소 등에 안전하게 정차해 가볍게 걸어주거나 스트레칭 등으로 뭉친 근육과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 시 무거운 짐 또한 목, 허리 및 골반에 상당한 압력을 가해 통증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휴대하는 짐을 최대한 가볍게 하여야 하며 불필요한 짐은 비우고, 자세 불균형 및 골반 틀어짐을 유발하는 숄더백보다는 양쪽 어깨에 골고루 무게를 분산하는 백팩을 메는 것이 좋다. 또한 백팩의 경우 뒤로 쳐져 있으면 거북목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깨 끈을 조절해 등에 붙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김성철 소장

한편 더운 여름 휴가지에서 물놀이나 수상레포츠 등을 즐기는 도중 허리에 큰 충격을 받아 급성디스크탈출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무리한 운동과 갑작스러운 충격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인대인 섬유류이 파열되거나 수핵이 탈출되 발생하는 ‘급성 디스크탈출’ 경우 통증으로 인해 정상 보행이 힘들 정도의 심각한 허리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만약 허리의 통증이 점차 엉덩이로 내려오고, 허벅지나 다리가 당기고 저린 증세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급성디스크탈출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평소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허리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나 허리 주변의 인대나 근육이 수축과 경직이 돼 제 기능을 못하는 사람의 경우 급성디스크에 노출될 위험은 더욱 커진다.

급성 요통 및 경부 통증은 보존적 치료를 우선하며 발생 초기에 잘 대처하면 70~80% 정도는 초기에 회복이 가능하다. 충격을 받거나 허리를 삐끗해 갑자기 허리통증이 생긴다면 먼저 휴가지에서라도 침상안정을 취하고 충분히 휴식을 갖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는 가장 좋은 응급처치다. 무리하게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하는 것은 허리에 충격을 더해 통증을 악화시킬 위험을 더욱 높이게 된다. 스포츠마사지나 안마 역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며 운동도 증상이 호전되기 전까지는 삼가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한 경우 찢어진 디스크 부위 염증을 가라앉히는 경구 약물치료 와 물리치료 및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 주사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기간에는 무리한 운동 및 노동은 피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안전하고 간단한 비수술 치료나 내시경 시술을 통해 충분히 통증을 해결할 수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면, 병변의 범위나 협착 또는 디스크 파열 정도에 따라 경막외 신경 감압 성형술이나 풍선 확장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병변이 아주 심한 경우에 한해서는 양방향 투포트 척추 내시경을 통해 손상된 디스크 및 협착의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고령의 환자 혹은 내과적 질환을 동반한 환자들도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다.

휴가철에 급성 척추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육과 인대를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짐이나 아이를 들 때 허리만 구부린 상태로 번쩍 들어 올리지 말고 무릎을 굽힌 상태로 천천히 들어올리고, 이동을 위해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 다리를 꼬거나 목을 숙이고 허리를 굽히는 등 잘못된 자세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할 때는 먼저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평소 편하게 걷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수다. 걷기는 허리 주변 근육을 유연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좋은 운동이다.

일상을 벗어나 지친 심신을 쉬게 하는 것을 육체적 또는 정신적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너무 들뜬 마음으로 방심하다가 자칫 부상을 입고 휴가나 여행을 망칠 수도 있으니 평소 증상을 앓아오거나 취약한 사람이라면 좀 더 주의하여 건강한 여름나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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