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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는 거포들…가을야구 향한 희망포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지난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회말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고척 | 이석우 기자

각 팀별로 약 30경기를 남긴 막바지 정규리그에서 거포들이 하나둘씩 웃음을 되찾고 있다. 올해 낮아진 공인구 반발력 여파에 고전하던 간판 타자들이 ‘가을야구’를 앞두고 터닝포인트를 잡았다.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 속에 신음하던 키움 박병호(33)는 막판 홈런왕 레이스에 가담했다. 박병호는 지난 16일 고척 NC전에서 솔로홈런을 추가해 홈런 부문에서 공동 2위(23개)로 올라섰다. 한여름에 접어들면서 장타를 통해 반전에 성공했다. 박병호는 8월 리그에서 가장 많은 5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점도 11개 기록했다.

맹타를 휘둘렀던 시즌초 흐름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특유의 몰아치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타격 실마리를 풀어가는 박병호와 함께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는 제리 샌즈, 김하성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뿜어낼 막강 화력이 기대된다. 장정석 감독은 특별히 “(홈런 1위 25개) 샌즈와 박병호의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두산 김재환이 안타를 치고 있다. 김재환은 이날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은 4번 타자 김재환(31)의 부활이 반갑다. 김재환은 지난해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토종 타자로 홈런왕(44개)에 오르면서 타율 0.334 133타점을 기록,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앞선 세 시즌 연속 30홈런·100타점·300루타를 기록한 리그 최고 타자 중에 한 명이었다. 그렇지만 올해 유독 긴 슬럼프를 경험하고 있다. 올해 타자들의 기록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타율 0.288 14홈런 85타점의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타격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김재환 특유의 호쾌한 스윙이 나오지 않는 시간이 길었다.

김재환은 지난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1볼넷 2득점)으로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최근 6번 타순으로 밀린 김재환은 전날 3타수 3안타(1타점)를 치면서 사흘 만에 다시 4번에 복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두산은 이날 3연승을 달리며 2위를 탈환했다. 김재환 스스로도 “최근 타구의 질이 조금 나아진 것 같다”고 했다.

LG 외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도 극적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장타력 보완이 절실했던 LG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세 시즌을 뛰면서 53홈런을 친 건장한 체격의 페게로를 영입하며 기대를 걸었다. 페게로는 데뷔 16경기 동안 장타가 터지지 않아 애를 태웠다. 침묵하던 페게로는 지난 11일 잠실 SK전에서 첫 홈런을 신고한 것을 신호탄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페게로는 이후 5경기에서 타율 0.412(17타수 7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장타율+출루율)도 리그 최고 수준인 1.415로 급상승했다. 페게로라는 든든한 지원군에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LG의 자신감도 따라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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