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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이 자연스러워졌다…KT가 보여주는 ‘불펜의 마법’

KT 필승 계투조 김재윤, 이대은, 주권. KT 위즈 제공

KT가 ‘불펜의 마법’으로 일어서고 있다.

KT는 19일 현재 5위 NC에 1경기 차 뒤져있다. 지난 11일 2.5경기 차로 벌어졌던 격차를 18일 KIA전까지 5경기에서 4승1패를 거둬 다시 좁혔다. 8월 들어 10경기에서 4승6패로 주춤하던 KT는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부터 4연승을 거두며 다시 5강 싸움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불펜이 핵심 동력이다. 벤치의 치밀한 운용과 그에 딱 맞는 결과를 내놓는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KT를 다시 상승세로 돌려놨다.

특히 모두 1점차로 승리한 17~18일 광주 KIA 2연전 승리의 과정은 올해 KT 마운드의 경기력과 운용 방법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17일 KIA전에서 KT는 선발 김민수를 3.2이닝 만에 교체했다. 경기 초반부터 김민수의 직구 구위 저하를 감지한 KT 이강철 감독은 4회말 시작과 함께 김민수가 홈런을 맞고 1-1 동점을 허용한 뒤 2사 1·2루에 몰리자 강판을 결정했다. 전유수(1.1이닝)가 승계주자를 불러들여 1-3으로 역전됐지만 김재윤이 2이닝을 잘 막고 3-3 동점이 되자 8회말 시작과 함께 KT는 마무리 이대은을 투입했다.

마무리를 처음 맡은 6월 중순 2경기에서 3이닝 이상 길게 던졌던 이대은은 이날 오랜만에 2.1이닝을 소화했다. 한 템포 이상 빨리 투입된 이대은은 연장까지 간 이날 경기에서 10회말 1사후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리고 이대은이 안타를 맞자 KT는 또 유민상 타석에서 왼손타자에 강한 우완 주권을 투입했고 연속 범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뒤지다 동점이 되자 마무리지만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이대은을 조기 투입해 승부를 걸고, 1점차 역전 뒤 이대은이 주자를 출루시키자 바로 교체해 승리를 지키는 절묘한 용병술의 승리였다.

KT의 불펜 운용은 18일에도 맞아떨어졌다. 필승계투조 핵심 투수들을 모두 소모한 17일에 이어 18일에도 1점차 승부를 맞자 투구수가 적었던 주권과 김재윤을 활용해 최소한의 불펜으로 승리를 지켰다.

선발 알칸타라가 투구 수 100개를 넘긴 채 2-1로 앞선 7회말 2사 1루가 되자 주권이 나가 8회까지 막았고 9회에는 김재윤이 등판했다. 마무리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전날 40개를 던진 이대은 대신 전날 2이닝에 19개만 던진 김재윤을 투입했다. 김재윤은 2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올해 불펜 구성에 큰 변화를 주고 시즌을 시작한 KT는 시즌 중에도 꾸준히 선수들의 상태와 팀 상황에 맞춰 보직에 변화를 줬다. 올시즌초까지 4년째 붙박이 마무리였던 김재윤이 어깨 부상으로 빠진 사이 뒷문을 잘 지킨 정성곤이 중간으로 이동하고 이대은이 선발에서 마무리로 이동하자 돌아온 김재윤은 중간 계투로 뛰면서도 ‘제2의 마무리’로 활용되고 있다. 변화에 적절하게 적응하는 투수들의 활약은 결국 KT를 시즌 후반 첫 5강 레이스로 끌어올렸다. KT 불펜은 후반기 평균자책 1위(2.08)를 달리고 있다. 8월 이후 14경기로 보면 1.43으로 평균자책은 더 낮아져 압도적인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2015년 5연승이 창단후 최다연승이던 KT는 이제 연승이 어색하지 않은 팀이 됐다. 선발이 간혹 흔들려도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불펜과 투수들의 상태를 정확히 읽고 계산하는 벤치의 완벽한 마운드 운용은 KT의 가장 확실한 강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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