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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키움 브리검 “난 에이스 아닌 베테랑…다른 투수들 이끄는 역할할 것”

키움 히어로즈 브리검이 지난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이석우 기자

제이크 브리검(31·키움)은 올해 돌고돌아 다시 팀 에이스의 중책을 맡았다.

시즌 초 키움의 ‘영건 선발진’ 최원태-이승호-안우진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이목을 끌 때 브리검은 두차례 부상으로 2군에 다녀왔다. 6월부터는 에릭 요키시가 팀에서 가장 기세가 좋았다. 6월 완봉승도 한 번 거두고 평균자책 0.53을 기록한 뒤 7월까지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요키시가 8월 두 경기에서 8실점으로 무너졌고, 첫 세 번 선발등판에서 잘 던진 김선기도 흔들려 키움 선발진은 위기를 맞았다. 그런 가운데 중심을 잡는 투수가 브리검이다. 7월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브리검은 최근 등판인 14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시즌 9승(4패)을 거두면서 평균자책도 2점대(2.96)로 낮췄다

최근 만난 브리검은 “요즘은 지난해보다도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부상은 “많이 던졌고, 또 충분히 쉬지 못한 지난 시즌의 결과였던 것 같다”고 되짚었다. 브리검은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199이닝)을 던진 투수였다. 지난해 4위로 시즌을 마친 히어로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르기까지 로테이션을 지켰고,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11월2일, PO 5차전) 선발도 그의 몫이었다.

때문에 4월초 투구 도중 어깨에 힘이 빠져 마운드를 내려왔고, 5월에는 햄스트링 통증 탓에 다시 1군에서 빠졌다. 지난 두 시즌 동안의 활약을 재현해주지 못하리란 우려도 많았다. 브리검은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뛴 편이지만, 한 시즌 130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은 없었다.

비록 부상 여파로 지난해보다 투구이닝이 많지는 않지만, 브리검은 6월부터는 평균 6이닝은 막아주면서 선발로테이션을 잘 소화하고 있다. 3년 연속 10승도 눈앞에 뒀다.

브리검은 “지난해보다 나은 투수가 됐다고 느낀다. 제구가 좋아졌고, 특히 체인지업이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3%대였던 브리검의 체인지업 구사율은 최근 4경기에서 10%초반대까지 올랐다.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 비중을 늘렸고, 좌타 상대 타율을 지난해 0.294에서 올해 0.241까지 떨어뜨려 효과를 봤다.

그럼에도 브리검은 자신을 팀의 에이스라고 부르기 보다는 ‘베테랑 투수’라 칭하며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줘야 하는 위치에 있다. 내가 제 역할을 잘하면 팀도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브리검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때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쌓았다. 남은 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며 2위 싸움 중인 팀의 선전 또한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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