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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할 치는 2~4위 팀, 좌타자 맹타에 웃다

LG 김현수(왼쪽)와 두산 김재환. 이석우 기자

7월까지 움츠렸던 KBO리그 좌타자들이 8월들어 살아나면서, 상위권 팀 타선들도 8월 화력을 함께 배가시키고 있다. 좌타자들의 방망이가 정규시즌 말미 가을야구 자리싸움에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만하다.

19일까지 10개 구단 8월 월간 팀타율을 살펴보면 리그 2·3위를 놓고 다투는 두산과 키움, 뒤이어 4위에 자리한 LG가 월간 팀타율 3할을 넘겼다. 키움이 0.306, 두산이 0.304, LG가 0.303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타고투저 흐름이 꺾인 올해, 월간 팀 타율이 3할을 넘었던 건 4월 키움(0.309)이 유일했다. 매월 3분의 2가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도 세 팀이 동시에 월간 타율 3할을 넘긴 적은 올해 없었다.

세 팀 모두 좌타자들의 최근 활약 덕을 봤다. 특히 좌타자 비중이 높은 두산의 타선이 살아난 게 눈에 띈다. 지난해 안정적인 선발진과 타선의 폭발력이 맞물려 선두를 질주했던 두산은 7월 팀타율이 6위(0.261)까지 밀리며 고전했다. 그러나 8월, 박세혁이 타율 0.400, 2홈런 1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가운데, 호세 페르난데스가 타율 0.375, 10타점, 김재환이 타율 0.347, 10타점으로 만만찮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하고도 올해 홈런 추가에 어려움을 겪은 김재환은 8월에도 홈런을 하나 추가하는데 그쳤지만, 장타율을 0.510까지 끌어올리며 나름대로 타개책을 찾아가고 있다.

키움은 홈런왕 집안다툼을 벌이는 제리 샌즈-박병호 듀오와 그 앞 타순의 김하성 등 우타자들의 존재감이 크지만 상·하위 타순에 고루 배치된 좌타자들이 살아나면서 타선 전체에 힘이 붙었다. 최다안타 및 타격왕 경쟁에 뛰어든 이정후가 타율 0.410으로 잘 맞는 가운데, 하위타선의 임병욱이 0.352, 김혜성이 0.304로 8월들어 잘 치고 있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뒤 클린업 트리오 앞·뒤에 번갈아 배치되고 있는 또다른 좌타자 서건창 역시 타율 0.333, 장타율 0.471을 기록해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7월까지 없던 홈런도 이달들어 2개 쏘아올렸다.

LG는 위 두 팀에 비해 우타자 비중이 더 높고, 김민성, 이형종 등 우타자들의 방망이가 8월 뜨겁지만, 김현수와 이천웅 두 좌타자의 최근 맹타도 무시할 수 없다. 시즌이 지날 수록 타격감이 오르는 김현수는 8월에도 타율 0.393, 장타율 0.482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상위 타선의 이천웅도 타율 0.357로 공격 첨병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여기에 새 외인 좌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의 방망이도 매섭게 돌아간다. 8월 타율이 0.283으로 평범해보이지만 17타점으로 월간 타점 리그 선두다. 컨택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완벽히 떼지는 못했지만, 맞았다 하면 멀리, 빠르게 나가는 페게로의 강한 타구는 남은 시즌 더 활약하리란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부쩍 좋아진 좌타자들의 방망이가 9·10월에도 맹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즌 후반부의 맹타는 정규시즌 최종 순위와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 위치, 포스트시즌 이후의 성적까지 좌우하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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