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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19승 합작’ 박세혁 “고마운 린드블럼, 승리 주고 싶다”

두산 박세혁이 지난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시즌 18승을 거둔 조쉬 린드블럼과 포옹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두산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시즌 19승을 올리고 홈 최다 연승 신기록(16연승)을 수립할 때 그의 맞은편엔 포수 박세혁(29)이 있었다. 올해 주전 포수가 된 박세혁은 풀타임 첫 해부터 리그 최고 투수의 공을 받으며 포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최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세혁은 린드블럼과의 호흡에 대해 “예전의 ‘양의지-더스틴 니퍼트’ 조합처럼 잘 맞는 투·포수 조합이 이렇게 또 탄생한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지 형과 니퍼트는 서로에게 없어선 안될 존재였지만 나와 니퍼트는 잘 안 맞는 느낌이 있었다”며 “반면 린드블럼과는 진짜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

2016년 두산의 에이스였던 니퍼트는 포수 양의지(NC)와 함께 역대 외인 최다승(22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박세혁은 린드블럼과 함께 투수 4관왕 및 외인 최다승 기록 경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박세혁은 “린드블럼에게서 배우는 게 많다. 린드블럼의 볼 배합을 다른 투수들 리드할 때 응용해보기도 하고, 내가 연구한 볼 배합을 린드블럼한테 어떠냐고 물어볼 때도 있다”며 “린드블럼이 ‘내가 형이니까 많이 물어보라’고 한다. 진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포수로서 나는 투수의 공을 잘 받아주고, 공격에선 출루 한 번이라도 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선발 5명 모두에게 승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게 포수의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박세혁은 자칭 ‘1년차 포수’다. 프로 데뷔는 2012년에 했지만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시행착오가 없을 수 없다. 지난 6월 시작된 타격 슬럼프도 어떻게 빠져나와야 하는지 몰라 두 달 이상 마음고생이 심했다.

박세혁은 “타격 성적이 떨어지는 건 눈에 보이는데, 1년차다보니 뭘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더라”고 돌아봤다. 그는 “시즌 초반 성적이 잘 나오니 나도 모르게 욕심이 많아졌던 것 같다”며 “올 시즌을 시작할 때 나는 한 시즌을 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인지만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그때의 초심을 되새기면서 성적 욕심을 버렸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안타를 쳐야겠다는 생각부터 내려놓았다. 타석에서 방망이를 짧게 잡았고, 공을 더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 타율보다 출루,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을 먼저 생각하면서부터 타격 컨디션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5타수 2안타, 앞서 16일 LG전에선 안타와 2루타, 3루타를 골고루 터뜨리며 활약했다. 19일 기준 최근 10경기 타율이 0.406(32타수 13안타), 1홈런, 12타점에 이른다.

두산은 현재 키움과 살얼음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세혁은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한 경기 한 경기 따라가다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게 야구”라며 “마지막까지 순위싸움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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