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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 ‘언더 더 실버레이크’ 떡밥 오염 지역

영화 ‘언더 더 실버레이크’ 공식포스터.

■편파적인 한줄평 : 던져도, 정도껏 던져야지.

떡밥도 정도껏 던져야지, 과하게 투척하면 주변을 오염시킬 뿐이다. 영화 ‘언더 더 실버레이크’(감독 데이빗 로버트 미첼)가 139분짜리 필름으로 보는 이에게 두통만 남긴 것처럼 말이다. 호수 전체를, 둥둥 떠다니는 떡밥으로만 가득 채운 모양새다.

‘언더 더 실버레이크’는 청년 백수 ‘샘’(앤드류 가필드)이 하룻밤새 사라진 이웃 ‘사라’(라일리 코프)를 찾아나섰다가 할리우드 실버레이크 아래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다. 할리우드의 ‘매력남’ 앤드류 가필드와 엘비스 프레슬리 손녀 라일리 코프, 그리고 인디필름 ‘팔로우’로 평단의 찬사를 얻어낸 데이빗 로버트 미첼 감독이 뭉친 작품으로, 쇼비즈니스 중심지 LA에 존재하는 음모와 부패, 그리고 비밀스러운 암호에 관한 이야기를 기이하게 엮어냈다.

감독은 풀기 어려운 ‘퍼즐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과욕이 일을 그르쳤다. “우리는 대중문화라는 호수 안에서 헤엄치고 있지만, 수면 아래에선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힌 제작 의도처럼,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대중이 모르는(혹은 모를 거라 속단한) 쇼비지니스의 이면, 음모 등을 꽤 그럴 듯하게 그려내려고 하지만, 과다하게 투입된 은유와 복선 때문에 별로 풀고 싶지 않은 괴상한 ‘퍼즐’로 만들어버린다. 상징에 집착한 나머지, 이야기에 흐름이 있어야 한다는 걸 잊은 듯 하다. 자기 잘난 맛에 심취해 두서 없이 늘어놓는 이야기는, 앤드류 가필드를 향한 높은 호감도마저도 뚝 떨어지게 하는 묘한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영화의 맥락과 크게 상관없이 자주 등장하는 여성들의 나체 장면,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전개, 은유를 위해 억지로 넣은 듯한 배설 장면 등은 러닝타임을 ‘고문’으로 만든다. ‘감독의 잘난 설교를 지켜보기 위해 무려 두시간이나 넘게 할애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굳이 들여다보지 않았도 되었을 법한, ‘호수 아래의 비밀’이다.

■고구마지수 : 2.5개

■수면제지수 : 1개

■흥행참패지수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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