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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구간 마라톤]서울 3연패, 한국체대 왕좌 탈환

제49회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8일 오전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앞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한국 마라톤 발전의 산실인 제49회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에서 전통의 강호 서울이 시·도 대항전 3연패를 달성했고, 한국체육대학교가 2년 만에 소속 대항전 우승컵을 되찾았다.

경향신문과 대한육상연맹이 공동 주최하고 SH서울주택도시공사와 SK·포스코·케이토토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8일 오전 9시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를 출발해 임진각까지 이어지는 서울~경기 통일로 46.9㎞ 코스에서 펼쳐졌다. 전날만 해도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이 지역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으나 대회 당일 날씨가 개면서 선수들이 무사히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다.

고교생들이 기량을 겨루는 시·도 대항전에선 배문고·서울체고 선수들로 이뤄진 서울이 2시간29분13초에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2위 충북(2시간35분23초)을 무려 6분10초 차로 제치고 여유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일반부 선수들이 출전한 소속 대항전에선 2시간29분35초에 골인한 한국체대가 지난해 우승팀 건국대(2시간32분25초)를 2분50초 차이로 누르고 2017년 대회 이후 처음 정상에 올랐다. 오성일(배문고)과 김건오(한국체대)는 각각 시·도 대항전과 소속 대항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 대회는 1971년 남북적십자회담 개최를 기념해 창설된 이래로 김재룡, 지영준 등 한국을 대표하는 마라토너들을 배출해왔다. 정상급 선수들의 등용문인 만큼 양보 없는 레이스가 전개됐다.

3년 연속 우승을 노린 서울은 경향신문사 앞에서 녹번동 대성주유소까지 이어지는 1소구간(5.5㎞)에 중등부 에이스 오성윤(배문중)을 투입하는 파격을 선보였고, 2소구간(대성주유소~벽제교·8.9㎞)에 오성윤의 친형이자 고교 5000m 랭킹 2위인 오성일(배문고)을 내보냈다.

오성윤은 고교 선배들 틈에서 1위보다 1분19초 뒤처진 4위로 1소구간을 마쳤으나 오성일이 단숨에 열세를 만회하며 1위로 치고 나갔다. 2소구간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돼 전체 코스 중 가장 힘든 구간으로 꼽힌다. 이후 서울은 코스를 완주할 때까지 선두를 빼앗기지 않은 채 압도적인 페이스로 질주했다.

시·도 대항전에선 대회 구간 신기록이 2차례 탄생하기도 했다. 서울 신용민(배문고)은 3소구간(벽제교~내유초등학교·7.2㎞)을 22분16초에 끊어 역대 최고기록(22분17초)을 1초 단축했다. 중·장거리 기대주로 꼽히는 이재웅(경북영동고)은 경북의 첫 번째 주자로 나와 1소구간을 16분43초에 주파하며 종전 최고기록(16분51초)을 8초나 앞당겼다. 이재웅은 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소속 대항전은 구간마다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예측불가의 경기가 전개됐다. 결국 모든 구간에서 꾸준히 3위 이내 선두 그룹을 지킨 한국체대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6·2017년 대회 우승팀 한국체대는 지난해 건국대에 1위를 내줬다가 다시 왕좌로 복귀했다.

한국체대는 1소구간(경향신문사~벽제교·14.4㎞)에서 3위, 2소구간(벽제교~통일로주유소·15.0㎞)을 2위로 마감했고 3소구간(통일로주유소~통일공원·10.2㎞)에서 김건오가 1위를 차지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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