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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소현 “성인 연기에 대한 갈증? 그냥 시간에 맡길래요”

배우 김소현, 사진제공|넷플릭스

아역 배우들은 흔히 ‘마의 17세’를 넘기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만큼 성인배우로 넘어가는 장벽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배우 김소현은 달랐다. 멜로, 청춘물 등에서 매번 주연으로 나서며 21살을 맞이했다.

“제법 잘 넘어온 것 같아요. 저 역시 20살이 되기 전까진 ‘성인 배역이 안 들어오면 어떡하지?’란 조급함이 컸는데, 막상 지나고보니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사서 한 거였더라고요. 21살이 되어도 딱히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도 없고, 주변에서 달라진 점이 많지 않았으니까요. 탈피하듯 성인 연기를 급하게 보여줄 필요는 없겠다 싶어 시간에 맡기기로 했어요.”

김소현은 최근 공개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기업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에서도 교복을 입고 등장했다. 성인 연기에 대한 갈증이 깊지 않기에 교복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연기를 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어요. 이번에도 교복 입는 장면이 별로 개의치 않았죠. 지금 가진 제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뒀거든요. 이렇게 한참 연기하다보면 언젠가는 절 성숙하게 봐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김소현에게 있어서 연기란 무엇일까. 또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서 바라본 자신의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모태솔로’ 21년차라는 그는 여러 질문에 밝은 웃음으로 답했다.

■“연기,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요”

아역배우로 인기를 얻은 이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쏟아지는 높은 관심이 때론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제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잖아요. 올바르게 잘 커야 한다는 생각이, 가끔씩은 부담이 되기도 했어요. 어릴 때부터 모범생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나봐요. ‘내가 그런 이미지로만 자라야 하나’란 의문도 들었고요. 다행히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어요.”

연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도 그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고.

“연기할 때 고민이 많아요.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집중을 못할 때도 있었죠. 어릴 적부터 함께해온 연기 선생님께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잘해야 한다고 부담을 가진다고 해서 연기가 잘 나오더냐’고 묻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연기는 열심히만 하면 되지, 판단은 보는 이들의 몫이라는 걸요. 이젠 ‘내 몫만 열심히 하자’고 생각해요. 부담이 생겨도 가볍게 넘기는 법도 배웠고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한 장면.

■“‘모태솔로’, 아직 21살이니 이상하진 않죠?”

그는 극 중 누군가를 좋아하면 울리는 ‘좋알람’ 어플리케이션으로 인해 ‘나쁜 남자’ 선오(송강)와 첫사랑에 빠지는 여고생 ‘조조’를 연기했다. 말랑말랑한 학원로맨스물이라 인터뷰 주제는 자연스레, ‘21살 김소현’의 사랑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는 아직도 ‘모태솔로’라고 수줍게 입을 열었다.

“21살이예요. 어린 나이니 ‘모태솔로’라고 해서 크게 이상할 건 없잖아요? 하하. 로맨스 연기를 자주 하다보니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끼나봐요. 드라마가 끝나면 실제로 연애가 끝난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그러다가도 촬영할 때 가끔씩은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내 연애도 못하면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첫눈에 빠진 경험도 전혀 없다는 그다.

“오랫동안 봐오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을 때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아쉽게도 아직까진 누군가를 오랜기간 짝사랑한 적도 없고, ‘고백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만한 사람을 만나지도 못했죠. 만약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진취적으로 고백할 것 같아요.”

실제로는 연애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던 터라, 고등학생 때부터 불같은 사랑을 앓은 조조가 한편으론 부럽다고 했다.

“‘좋아하면 울리는’을 찍으면서도 ‘아, 실제로 이런 설렘을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학창시절에 연애를 했다면 어땠을까’란 상상도 했고요. 교복 입은 채 이성친구와 손잡고 다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하하.”

만약 극 중 삼각관계를 이룬 조조, 선오, 혜영(정가람)처럼, 그에게도 이런 상황이 놓인다면 누굴 선택하겠느냐고 물으니 주저없이 ‘착한 남자’ 혜영을 고르겠다고 답했다. 반면 드라마가 아닌 실제 송강과 정가람 사이 호감이 생길 법한 사람을 택해야 한다면, 송강을 어렵게 택하지 않겠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 ‘나쁜 남자’는 싫어요. 연애해본 건 아니지만 마음고생 많이 할 것 같거든요. 조조 역시 선오와 연애하는 게 설레겠지만 한편으론 워낙 인기 많은 남자라 벅차고 상처받는 일도 많지 않았을까요? 그런 면에서 상대를 배려하고 조용히 지켜봐주는 혜영이 더 나을 것 같아요. 배역이 아닌 실제 송강과 정가람 중에선, 글쎄요. 이건 진짜 모르겠네요. 하하. 정가람은 매사 진지하지만 쑥쓰러움이 많아요. 송강은 아이처럼 순수하면서도 엉뚱한 면이 있고요. 그래서 놀리기도 재밌고 편한 느낌인 송강이 다가가기가 더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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