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키움·두산 2위 싸움, 방망이 살아나야 이긴다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7회말 1사 2,3루 키움 박병호가 헛스윙하며 삼진 아웃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8월, 한반도에 기승을 부린 무더위만큼이나 KBO리그 키움과 두산의 방망이는 매섭고 뜨거웠다. 키움의 8월 팀타율은 0.303, 두산은 0.302로 나란히 3할을 넘겼다. 둘 사이의 2위 싸움이 치열해진 것은 물론, 거침없을 것만 같던 선두 SK의 독주에도 비상이 걸렸다. 8월 초 6.5경기였던 SK와 2위 그룹의 승차는 8월이 끝나자 3.5경기까지 줄어들었다.

더위가 꺾이자, 공교롭게 키움과 두산 모두 방망이의 위력이 반감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SK도 9월 성적이 썩 빼어나지는 않지만 키움·두산 역시 득점력 부족으로 놓치는 경기가 생기면서 SK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5일 현재 키움의 9월 10경기 팀 타율은 0.269, 득점은 43점으로 각각 4위에 올라있다. 양호한 듯 보이지만 지난 7~8일 광주 KIA 2연전에서 20득점을 몰아낸 것을 감안하면 애기가 다르다. 나머지 8경기 득점이 23점으로, 경기당 3점에 못미친다.

팀 홈런이 5개로 공동 7위인데, 이 중 3개는 박병호가 쳐냈다. 바꿔말하면 박병호 외의 타자들에게서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월간 타율이 0.513에 달하는 이정후와 올해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김하성(9월 타율 0.359)의 기세가 무섭지만, 타점 1위 제리 샌즈(0.150)를 비롯해 박동원(0.158), 이지영(0.167), 임병욱(0.158) 등 9월들어 1할대 부진에 빠진 타자들이 여럿이다. 타자들이 찬스를 이어가 대량득점을 내기가 쉽지 않다.

지난 13일 고척 LG전에서는 키움 타선의 힘과 현주소가 동시에 드러났다. 0-0으로 맞선 8회말 무사 1·2루에서 5번 김하성이 보내기번트, 6번 박동원의 스퀴즈번트가 이어져 1점을 뽑았다. 그러나 9회초 2사 후 유강남의 역전 3점 홈런을 포함 4연속 안타로 1-4 역전을 당해졌다.

두산의 타격감 난조도 심각하다. 9월 두산 팀 타율은 0.254로 6위다. 더 좋지 않은건 장타력 감소다. 8경기에서 친 홈런이 단 한개도 없다. 팀 장타율이 0.295로 최하위다. 8월 끌어올린 타격감이 9월 초 비와 강풍 탓에 5경기나 취소되는 동안 가라앉은 모양새가 됐다.

상위타선에서 장타력을 갖춘 박건우가 허리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고, 호세 페르난데스(월간타율 0.200)와 오재일(0.156) 등 타선 중심을 잡아야할 선수들도 타격감이 가라 앉았다. 취소된 경기가 많아 김재환의 옆구리 부상 공백이 최소화된 것은 다행이지만 빡빡한 잔여경기 일정 동안 타격감을 살리는게 관건이다.

두산은 최근 불펜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타격감 상승이 더욱 절실하다. 두산의 9월 팀 평균자책은 4.02로 8위에 그쳐 있다. 선두 SK와의 지난 14일 문학 경기에선 6-4로 이기던 경기를 마무리 이형범의 난조 속에 6-7 역전당해 졌고, 15일 잠실 LG전엔 대체선발 최원준이 4이닝 2실점으로 잘버티고도 구원투수 5명중 4명이 각각 2점씩 실점한 끝에 4-10 대패를 당했다. 키움이 최근 최원태-이승호 등 토종 선발들이 안정을 찾아 월 평균자책 2.15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두산은 여전히 키움보다 잔여경기가 6경기 많아 2위 싸움에 유리한 상태지만, 팀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남은 시즌을 힘들게 치를 수도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