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태풍이 늦춘 우승 팀 결정…SK·두산, 끝까지 간다

SK 선수들이 지난 6일 문학 두산전이 비로 노게임 선언되자 철수하고 있다. 인천 | 이석우 기자

비와 바람이 2019 KBO리그 우승의 향방을 계속 틀고 있다. 가장 먼저 가려질 줄 알았던 1위의 주인공이 오히려 가장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22일 4개 구장에서 예정됐던 5경기 중 4경기가 취소됐다. 그 중 대전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K-한화의 더블헤더 취소는 올시즌 최종순위 확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까지 정규시즌 경기를 모두 소화할 계획으로 지난 8월29일 잔여경기 일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두 차례나 찾아온 태풍의 영향으로 19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그 중 예비일에 재편성된 경기는 13경기로 나머지 6경기는 ‘추후편성’ 된다. 빨라도 29일부터나 소화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두산-LG, 두산-NC, SK-한화 더블헤더까지 4경기는 정규시즌 우승과 직결되는 경기다.

일주일 전만 해도 시간싸움으로 보이던 SK의 우승 확정은 대위기를 맞고 있다. 잦은 우천취소에 SK가 페이스를 잃고 흔들린 사이 두산이 맹추격하고 있다. 22일 더블헤더의 추후편성은 결정적이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두산은 SK에 5경기 차 뒤진 3위였다. 그러나 19일 SK와 더블헤더를 모두 이긴 뒤 20~21일 KIA 2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반면 SK는 18일 NC에 일격을 당한 뒤 두산과 더블헤더 정면대결을 모두 내주고 2.5경기 차로 쫓긴 뒤 20일에는 키움에 완패를 당했다. 15일 KT전부터 5연패 중에 더블헤더가 또 정규시즌 마지막으로 연기됐다.

비로 들쑥날쑥한 일정이 양 팀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지난 5~6일 문학구장에서 예정됐던 SK-두산 2연전이 비로 취소된 것이 시작이다. 태풍 ‘링링’을 앞두고 전국에 내린 비로 5일 경기가 취소된 뒤 6일에는 경기가 시작됐으나 SK 에이스 김광현만 1이닝을 던진 뒤 1회말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의 등판과 함께 비로 중단된 경기가 노게임 선언돼 양 팀의 2연전은 올시즌 첫 더블헤더로 돌변했다. 시즌 막바지 불규칙한 일정 속에 더블헤더까지 더해져 경기 운영의 피로도를 예상했던 염경엽 SK 감독의 우려는 현실화 됐다.

SK는 이후 7일 KT전과 10일 키움전도 비로 취소되면서 계속 일정이 변경됐다.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도 취소돼 22일 더블헤더가 됐으나 이마저 태풍 ‘타파’로 인해 취소되면서 아예 추후편성을 기다리게 됐다. 그 사이 10경기에서 SK는 2승8패에 머물고 있다.

반면 두산은 10일 NC전이 추후편성으로 밀렸지만 더블헤더가 된 SK 2연전을 모두 따내면서 탄력을 받았다. 21일 KIA전까지 11경기에서 6승5패를 거둬 SK를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22일 일정마저 비로 엇갈리면서 SK와 두산은 이제 나란히 6경기를 남겨놓게 됐다. 그 사이 연승과 연패가 완전히 엇갈리지 않는 한 올시즌 우승의 주인공은 추후편성될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3위 키움마저 가세할 여지도 있다. 키움은 10개 팀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 이제 3경기만 남겨둔 채 두산에 0.5경기 차 뒤져있다. 28일 롯데전으로 시즌을 마감하지만 그 사이 SK와 두산 모두 달아나지 못할 경우에는 1~3위 순위가 ‘추후편성’ 일정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SK와 두산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쫓기는 염경엽 SK 감독은 한화와 더블헤더가 취소되자 “어느 팀이든 위기가 오는데 우리 팀에는 늦게 왔을 뿐이다. 지켜낸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해졌다. 선발을 어떻게 써야할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