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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카드 잃을 위기의 크루거, 단번에 3개 카드 얻어···신한동해오픈 강성훈 4위

코리안투어·아시안투어·일본투어 등 3개 투어의 첫 공동 주관대회인 ‘제35회 신한동해오픈’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비 크루거(33)에게 ‘기적’을 선물했다. 아시안투어 카드 유지도 힘겨웠던 그에게 코리안투어·일본투어 카드까지 한꺼번에 안겨줬다.

크루거는 2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5타를 쳤다. 나흘 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크루거는 재미교포 김찬(29·13언더파 271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2일 끝난 ‘제35회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제이비 크루거가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이번 대회가 열린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의 USA·오스트랄아시아코스는 총거리가 7238야드에 달하는데도 파는 다른 대회보다 1타 적은 71타였다. 그만큼 장타자가 유리했다.

크루거는 키 166㎝에 몸무게 61㎏로 체격이 작다. 이번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도 아시안투어에서 평균 287.91야드를 기록해 144위에 불과했다. 전날까지 선두였던 스콧 빈센트(짐바브웨)와 2타 차 2위로 이날 마지막 조에서 경기했지만 그의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이유다. 더구나 같은 조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을 보유한 강성훈(32)도 있었다.

크루거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짧아 두 번째 샷은 거의 언제나 가장 뒤에서 긴 클럽을 잡고 했다. 하지만 이날 따라 샷들이 원하는 곳에 떨어지고, 보기를 할 위기에서는 먼 거리 퍼팅이 홀컵에 들어가 끝까지 선두를 지켜냈다. 2012년 2월 유러피언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열린 아반사 마스터스 우승 이후 7년 반 만에 거둔 아시안투어 2승째다.

대회 전까지 아시안투어 상금순위가 95위에 머물러 투어 카드를 잃을 수도 있었던 크루거는 이번 우승으로 단번에 걱정을 날려버렸다. 또 코리안투어와 일본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도 얻었다.

크루거는 “기적이 일어났다”며 기뻐했다. 그는 “4~5년 전 스윙을 바꾼 이후 계속 부진했는데 2주 전 쯤부터 감이 왔다”며 “오늘은 퍼팅도 잘 풀려 나를 여러번 살렸다”고 말했다. 앞으로 코리안투어와 일본투어에 출전할 지를 묻는 질문에는 “최대한 큰 경기를 많이 뛰어서 상금순위를 올리는 것이 단기 목표”라며 “그 후에 어떤 기회가 열릴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PGA 투어 진출을 꿈꾸고 있다.

지난 5월 AT&T 바이런 넬슨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달성한 강성훈은 2013년 10월 한국오픈 이후 6년 만의 국내 대회 우승을 노렸으나 아깝게 실패했다. 강성훈은 이날 4번 홀과 6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10번 홀까지는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11번 홀 티샷이 아쉬웠다. 핀을 직접 향해 친 공이 왼쪽 깊은 풀숲으로 들어가 찾지 못했고, 결국 첫 보기를 기록했다. 강성훈은 이 홀에서 버디를 한 크루거에 세 타 차로 뒤처졌고, 이후 격차를 좁히지 못해 4위(10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

강성훈이 22일 열린 ‘신한동해오픈’ 최종 라운드 2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일본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320.34야드)인 김찬은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로 이날 6타를 줄여 준우승을 차지했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빈센트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3위(11언더파 273타)로 경기를 끝냈다.

‘디펜딩 챔피언’ 박상현(36)과 지난달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전을 치른 노승열(28), ‘낚시꾼 스윙’의 최호성(46)은 공동 45위(이븐파 284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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