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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악몽에 운 삼성, 라이블리는 밴덴헐크가 될 수 있을까

삼성 벤 라이블리.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16시즌부터 4시즌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됐다.

한 때 ‘왕조’로 군림했던 삼성이 포스트시즌과 멀어지게 된 건 외국인 투수 부진이 한 몫했다.

2016시즌 앨런 웹스터(4승4패) 콜린 벨레스터(무승3패), 그리고 대체 투수 요한 플란데(2승6패)까지 3명의 외인 투수의 승수가 고작 6승밖에 되지 않았다. 2017년에도 외인 투수 2명이 거둔 승수는 5승에 불과했다. 2018년에는 팀 아델만(8승12패), 리살베르터 보니야(7승10패)가 조금 나은 성적을 냈으나 역부족이었다. 올해도 덱 맥과이어가 4승(8패), 저스틴 헤일리가 5승(8패)을 기록한 뒤 한국 땅을 떠났다.

그나마 삼성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투수는 대체 외인 투수로 KBO리그를 밟은 벤 라이블리다. 라이블리는 22일 현재 8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 3.78을 기록 중이다. 최근 4년간 뽑은 외인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자랑한다. 8월13일 SK전부터 등판한 라이블리는 8경기 중 5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8월20일 한화전에서는 9이닝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시즌을 치를 수록 KBO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모양새다. 8월만 해도 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 5.87을 기록했으나 9월 4경기 3승1패 평균자책 2.00을 기록 중이다. 특히 9월에는 4경기 중 볼넷이 단 3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타자와의 싸움을 공격적으로 풀어나갔다. 그가 스스로 자신한 장점을 증명하고 있다.

라이블리는 “당연히 기회가 되면 KBO리그에서 더 뛰고 싶다”고 말한 상태다. 이대로면 재계약이 유력하다.

삼성으로서는 라이블리가 릭 밴덴헐크의 절차를 밟아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밴덴헐크는 삼성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인 투수로 꼽히는 선수 중 하나다.

밴덴헐크는 KBO리그 첫 해부터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줬던 선수가 아니었다. 2013시즌 처음으로 선을 보인 밴덴헐크는 그 해 24경기에서 7승9패 평균자책 3.95로 적응기를 보냈다.

다음 시즌에는 25경기에서 한 차례 완투를 포함해 13승 4패 평균자책 3.18로 팀의 우승을 이끄는데 기여했다. 밴덴헐크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해부터는 일본 소프트뱅크로 팀을 옮겨 활약을 이어갔다. 그가 1년만에 좋은 투수로 발돋움한 건 2013년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라이블리 역시 올 시즌의 경험이 내년 시즌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으로서도 새로운 투수를 뽑아 모험을 하기보다는 올 시즌 어느정도 검증 과정을 거친 라이블리를 데리고 시작하는게 더 유리하다. 2020시즌 외인 투수에 대한 걱정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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