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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슬리피·소나무와 계약분쟁 TS엔터 “우리는 절대 갑이 아니다” [인터뷰]

TS엔터테인먼트 로고. 사진 TS엔터테인먼트

“절대 저희가 갑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랩퍼 슬리피의 폭로로 비롯된 그의 정산 문제는 이번 주 연예가를 달구고 있는 가장 큰 이슈가 됐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얼굴을 알렸고 데뷔한 지도 8년이 넘은 랩퍼가 집의 단수나 단전을 걱정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그리고 ‘9대1 계약’ ‘계약금의 60개월 분할상환’ ‘확인할 수 없는 정산서류’ ‘소속사의 이간질’ 등 눈을 끌만한 단어들이 첨가되면서 이슈는 더욱 더 몸집을 불렸다.

이번 주 소속사와 법적공방을 예고한 두 가수 슬리피와 걸그룹 소나무의 소속사는 공교롭게도 TS엔터테인먼트(이하 TS)다. TS는 지난 2014년 B.A.P를 시작으로 2017년 전효성, 올 초 송지은에 이르기까지 소속 가수들과 끊임없이 전속계약 갈등을 겪어왔다. 자연스럽게 대중이 TS를 보는 시선은 부정적인 분위기였으며 일부는 그들에게 분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일수록 소속사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야 할 이유도 분명히 있다. 모든 분쟁은 상대성을 띄고 있고, 무엇보다 TS에게는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을 여러 증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츠경향’은 지난 25일 방송된 SBS 연예정보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 이후 TS 고위 관계자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그는 슬리피와의 분쟁에 대한 입장과 함께 소나무와 관련된 입장 그리고 TS를 둘러싼 곱지 않은 시선들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물론 법정을 통해 진실이 가려지겠지만 그 이전에 대중들에게도 양측의 주장이 공정하게 전해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하 TS 고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본격연예 한밤’ 방송이 나갔다. 본 소감은?

“사실 관련 서류를 정말 많이 들고 나갔다. 전체 서류의 10분 1, 10분의 2 정도가 나간 듯 하다. 슬리피와의 인터뷰도 있었다고 들었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운 것 같지 않고, 사건의 모습을 전하는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본격연예 한밤’을 통해 나온 슬리피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밝혔다.

“사실 말의 차이에 비롯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업이든 연예인과 함께 할 때도 손익분기점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업을 동업으로 해도 수익이 나야 나눌 수 있는 건데 이런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업적인 투자가 아닌 생활에 대한 지원은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동업자의 집세를 대신 내주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하지만 우리는 내어줬다. 실제 보도됐던 내용이 슬리피도 정산이 됐다는 것을 인지한 정황이 있으며 우리가 갖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의 내용에서도 본인이 사용한 내역에 대해 알고 있다. 생활비가 따로 안 들어갔다면 정산도 더 빨리될 수 있었을 테고, 회사도 수익이 생겼을 것이다. 결국 무명시절에 투자를 해준 부분이 정산이 늦어지게 된 계기인데 ‘받은 적이 없다’ ‘못 받았다’고 하니 피해자로 자신을 규정한 것 같았다.”

TS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관련 분쟁 중인 가수 슬리피. 사진 경향DB

- 그렇다면 돈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정산이 빨랐을 텐데, 왜 계약서에 없는 부분을 지원했나.

“이건 회사의 철학적인 부분이다. 보통 연예인의 계약은 전속 계약과 에이전시 형태의 계약으로 나뉜다. 오랜 경력의 연예인들은 에이전시 계약을 많이 한다. 본인이 주가 되고 일정 수익이 생기면 나누는 형태다. 하지만 신인이 전속계약을 하는 것은 물을 주고 키우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무명 때 수익이 없더라도 소속된 친구들이 생활을 할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철학이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집에 빚이 있다’ ‘핸드폰 요금이 있다’는 이유로 본인이 ‘집중이 안 된다’고 하면 결과적으로는 어찌될지 모르나 해결해주려고 하는 건데, 우리의 경우에는 슬리피의 사채 빚도 갚아줬다. 다 회사의 첫 가수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사실 연예계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선대 대표님이셨던 김태송 대표님의 방침이었다. 결혼을 안 하셨던 대표님은 가족을 대하는 느낌으로 소속 연예인들을 대해줬다. 나의 경우에는 ‘가수에게는 잘 해줘도 집까지 신경을 쓰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있기도 했다.”

- 결국 TS의 주장은 그 서류를 통해 진의가 가려질 것 같은데, 회사의 경영방침을 보여줄 수도 있는 서류의 공개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주장을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만 봐도 다 정산과정을 알고 보고를 하는 부분도 있다. 정산관련 서류를 경영진에게 달라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다 관련 담당자가 있고 그 친구들과 조율하고 회계사나 세무사가 참여했고 승인을 하는 싸인도 했다. 슬리피 측에서는 주장을 증명할 서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이 올 1월인데 가장 많이 한 말이 ‘정산을 못 받았다’였다. 하지만 고소장에는 정산금의 이야기가 빠지고 ‘정산서류를 보여주지 않았다’ ‘강압적인 매니지먼트를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 사실 추석 때 처음 전속계약 해지 기사가 나왔는데 이에 따른 입장을 따로 밝히진 않았다. 이후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리고 ‘대표님 돌아가신 이후로 이상해졌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때도 자료를 내지 않았지만 다시 ‘디스패치’의 보도가 나왔다. 이번에는 ‘생활고’를 들고 나왔는데 보도의 많은 부분이 왜곡돼 있다고 느꼈다.”

TS엔터테인먼트 측이 슬리피가 정산내역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대화화면. 사진 TS엔터테인먼트

- ‘디스패치’의 보도 중 어떤 것이 왜곡이라 보는가.

“문제가 되고 있는 ‘9대1’계약도 그런 부분이다. 9대1로 된 것은 음원과 관련한 것이다. 음원과 함께 영화나 드라마 연기를 해 받은 출연료 배분이 9대1이었다. 그리고 행사와 광고는 5대5였다. 원래 이전 회사에서 9대1로 계약을 하고 있던 부분을 우리가 위약금까지 물고 데려와 그대로 이어간 것이다. 랩퍼는 특성상 음원보다는 광고나 행사 매출이 훨씬 크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5대5였다. 요즘 가수들은 거의 회사 7에 아티스트가 3을 가지는 ‘7대3’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기사에서는 행사는 빼놓고 광고 비율만 5대5라고 나왔다. 그리고 재구성한 모바일 메신저 내용의 경우에도 모두 한 사람과 이야기한 것 같지만 총 네 명과 주고 받은 내용이 섞여있다. 단수 사진의 경우에도 이야기가 욕조 사진이 나온 이후 우리 직원이 ‘단수 안 돼요’라고 하자 슬리피가 ‘엄마가 걱정하셔서요’라고 되받는 부분이 빠져 있다. 최소한 대화가 나가야 한다면 처음과 끝이 있어야 하는데 한 부분만 나왔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대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어쨌든 TS는 역대 소속가수 대부분과 법적인 분쟁이 생긴 회사라는 불명예를 쓰게 됐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그리고 왜 이런 일이 생긴다고 보는지.

“되묻고 싶은 말씀이 있다. 그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면 남아있는 가수들은 왜 남아있을까 하는 문제다. 시크릿의 경우에도 정하나라는 친구는 회사에 남아있고, 슬리피의 경우에도 언터처블이라는 팀에서 슬리피보다 훨씬 인지도가 없었던 다른 멤버에게는 문제가 없었다. 소나무의 경우에도 멤버 두 명 만 주장을 하는 상황이다. 저희의 잘못이라면 관리를 잘못한 것이다. 계약서보다 더 잘 해줘서 이러한 일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관련 내역과 서류를 다 공개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표현을 바꿨으면 좋겠다. 많은 대중들은 유명한 친구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를 믿고 싶겠지만 현실은 더 센 을이 있을 수도 있다. 저희는 절대 갑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물론 많은 분들의 반응이 예상되지만 우리는 갑이 아니었다.”

걸그룹 소나무. 사진 경향DB

- 소나무 멤버 두 명의 주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두 멤버가 ‘회사가 멤버들을 이간질했다’고 주장하던데 모순되는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정작 멤버들끼리의 통화내용은 없다. 멤버들에게도 별로 배려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팀으로 보고 만든 계약서로 움직이는데 다른 멤버들과 상의없이 잠적한 것은 사실이다. 이 친구들이 회사라는 거대권력을 만들어 갑질을 했다고 하는데 남아있는 멤버들은 왜 그런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

- 연이은 소송과 분쟁으로 소속 아티스트 팬들의 상처가 크다. 관련해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쨌든 관리를 잘 하지 못한 부분에서는 회사 입장에서 사과를 드려야 한다. 하지만 대중들의 생각처럼 회사가 잘못된 부분이 있는 회사는 아니라는 말씀은 드리고 싶다. 어떤 요구사항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일이 앞으로는 없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고 노력할 생각이다. 언젠가는 사실과 진실이 다 밝혀질 테니 믿고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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