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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분석] 김소희의 네이처 합류를 통해 본 ‘아이돌 멤버교체史’

걸그룹 네이처의 새 멤버로 합류한 가수 김소희. 사진 n.CH엔터테인먼트

가요계의 대세를 차지해 거의 20년이 넘게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그룹이기 때문에 조직력이 필수다. 그런 이유로 멤버의 탈퇴나 영입, 교체 등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올 때만 단행된다. 특히 데뷔 전부터 기획사별로 연습생의 팬덤이 생기고,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그룹의 데뷔나 조직에 팬들의 입김이 많이 들어간 2010년 중반 이후부터는 기획사의 일방적인 멤버 변경은 거의 팬덤에 대한 큰 잘못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데뷔한 신인 걸그룹 네이처가 멤버를 한 명 더 영입했다. 2016년 엠넷 ‘프로듀스 101’ 출신으로 이후 ‘I.B.I’로도 활동하는 등 폭넓은 팬층을 갖고 있는 김소희가 주인공이다. 오히려 네이처보다 김소희가 더 유명한 상황일 수 있는데, 이러한 독특한 형태의 영입은 기획사의 깊은 고민이 서릴 수밖에 없다. 멤버 변경과 관련한 아이돌 그룹의 역사를 알아보고 그 이유도 짚어본다.

5인조 시절의 걸그룹 카라. 사진 경향DB

김소희의 네이처 합류는 지난 8일 소속사 n.CH엔터테인먼트의 발표로 알려졌다. n.CH 측은 김소희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곧바로 그를 네이처에 투입해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김소희가 1995년생으로, 기존 팀의 제일 연장자 라인인 1997년생들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김소희는 ‘프로듀스 101’ 이후에도 SBS ‘본격연예 한밤’의 리포터로 활약했고 다양한 예능과 웹드라마 ‘마이 리틀 키보드’ ‘자취, 방’ 등을 통해서도 활약했다.

소속사는 “멤버 가가가 중국에서 학업에 전념하기로 해 그룹 탈퇴를 결정했다”며 “김소희의 합류로 새로운 9인조의 조합을 짜 K팝을 이끌 신흥 대세 걸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4인조로 전성기를 맞은 걸그룹 걸스데이. 사진 경향DB

아이돌 산업이 발전하면서 그 원천인 멤버들은 다양한 이유로 영입과 탈퇴를 거듭했다. 가장 많은 이유는 멤버들의 물의 때문이었다. 다양한 그룹의 멤버들이 각종 사건사고로 팀에서 빠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다른 연습생 출신 멤버가 대체하기도 했고, 아예 대체 멤버 없이 줄어든 멤버 그대로 활동하는 팀도 많았다. 최근에는 건강상의 문제로 팀에서 빠지거나 아이돌이 아닌 다른 진로, 예를 들면 배우 진출이나 학업을 이유로 빠지는 멤버도 있었다.

이러한 멤버 교체는 기획사 입장에서는 도박에 가까운 큰 도전이지만 의외로 이 결정이 대박이 난 경우가 많았다. 걸그룹 카라는 4인조로 데뷔했지만 원조 멤버 김성희가 빠지고 그 자리를 구하라, 강지영이 대체하면서 대세 아이돌로 거듭났다. 걸스데이도 마찬가지였다. 5인조로 데뷔한 이들은 2010년 혜리와 유라가 멤버로 합류하며 4인조로 재편된 이후 인기를 탔다. EXID 역시 2012년 데뷔 후 활동하다 6개월 만에 메인보컬 솔지가 합류했고, 이후 큰 인기를 얻었다.

메인보컬 솔지(왼쪽에서 두 번째)를 영입하고 전성기를 맞은 걸그룹 EXID. 사진 경향DB

멤버교체는 전성기가 지난 이후에는 자연스러운 해산 수순의 전조로 여겨졌다. 카라 역시 니콜의 탈퇴 이후 4인조 재편 시기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멤버들이 팀을 떠났고, 원더걸스는 초반 유빈을 합류시키며 인기를 얻었지만 멤버 선예 등을 비롯한 멤버들이 빠지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해산의 수순을 밟았다. 애프터스쿨이나 티아라 등의 팀들도 멤버의 합류와 탈퇴를 거듭하며 전성기와 쇠락을 함께 겪었다.

유독 보이그룹에 비해 걸그룹의 멤버 조정이 많은 것은 그나마 보이그룹에 비해 팬층의 결속력이 조금은 느슨한 이유 때문이다. 보이그룹의 경우에도 멤버 교체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팬덤이 사분오열되는 힘겨운 조정기를 겪기도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요즘은 ‘프로듀스 101’ 시리즈 이후로 결성 때부터 팬들의 결정이 데뷔에 큰 원인이 되기 때문에 멤버 교체를 결정하는 회사 수뇌부의 태도가 예전보다는 많이 조심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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