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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경향신문 가을야구] ‘교과서 야구’ 나인베이스볼 vs ‘자율야구’ 갱생고교 결승전 맞짱

갱생고교 손세중(가운데) 등 선수들이 13일 고양 장항야구장에서 열린 2019 고양시-경향신문 가을야구 예다움과 4강전에서 승리해 결승에 진출하자 펄쩍뛰며 기뻐하고 있다. 고양 | 김만석 기자 icando@kyunghyang.com

교과서 야구냐, 자율 야구냐.

2019 고양시 경향신문 사회인 야구대회(일명 가을야구) 결승전 포인트다. 야구교실팀인 나인 베이스볼과 몇몇 고교 동문로 구성된 갱생고교가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나인 베이스볼은 13일 경기 고양 장항야구장에서 열린 2019 가을야구 준결승전에서 강서9ERS를 7-5로 꺾고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디펜딩 챔피언 나인 베이스볼은 오는 19일 갱생고교를 상대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나인 베이스볼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강서ERS의 노련한 플레이에 말려 고전했다. 강서9ERS 선발투수 사공형이 던지는 구속 80㎞ 안팎 느린 볼에 타격 타이밍을 잡지 못한 탓이다. 나인베이스볼은 1-2로 끌려가다가 3회 4점을 뽑아 역전했지만 이후 다시 실점해 4회 말까지 5-5 동점을 이뤘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4회 구원투수로 등판한 배준호의 방망이다. 배준호는 5회 1사 2루에서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다. 이 점수로 6-5 리드를 잡은 나인베이스볼은 송정훈의 추가 타점으로 7-5로 공격을 마쳤다. 승리타점을 올린 배준호는 본업인 투수로서도 제 몫을 다 했다. 2이닝 동안 공 43개를 던졌고 안타는 1개만 내줬다. 2실점은 모두 비자책이었다. 배준호는 게임MVP에 선정돼 파인프라 치약 세트(제우메디컬)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어진 또 다른 4강전에서는 당초 약간 밀리리라 예상된 ‘형님팀’ 갱생고교가 아우뻘인 예다움을 6-2로 눌렀다.

투수 교체에서 승부가 갈렸다. 갱생고교는 선발 여민수가 4이닝 동안 2실점으로 버텼고 마지막 5회 수비에서 구원 투수 두 명을 잇따라 등판시켜 무사 1·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 번째 투수가 첫 타석에서 제구 불안으로 볼넷을 허용하자 마지막 투수 유기욱으로 발 빠르게 교체한 게 주효했다. 투수 출신 감독 반하늘이 보인 교체 타이밍은 훌륭했다. 안타를 한 개 밖에 허용하지 않은 선발 투수 여민수는 게임MVP에 선정됐다.

예다움은 선발 투수 김진태의 제구가 불안한 게 컸다. 3이닝 5실점(5자책). 탈삼진을 무려 7개를 잡았지만 안타를 5개나 내줬다. 예다움은 김진태가 강판될 때까지 한 번도 타임을 부르지 않았고 투수 교체 타이밍도 늦었다. 전날 엄청난 강속구를 뽐내며 승리투수가 된 김태호가 4회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타선이 폭발하지 못하면서 헛심만 썼다. 예다움은 2-6로 뒤진 마지막 공격에서 잡은 무사 1·2루에서도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예다움은 초중학교 시절 야구 교실에서 야구를 배우면서 선수 꿈을 키운 젊은이들로 구성됐다. 평균 나이가 23세 안팎이며 팀 내에서 30세가 넘는 선수가 없다. 예다움은 탄탄한 기본기, 풍부한 경기 경험,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 힘든 야구 센스를 자랑해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4강에 만족해야 했다.

강서9ERS 3루주자 윤대호가 13일 고양 장항야구장에서 열린 2019 고양시-경향신문 가을야구 나인 베이스볼과 4강전에서 홈에 들어오다 태그아웃되고 있다. 고양 | 김만석 기자 icando@kyunghyang.com

나인 베이스볼은 프로 선수 출신 김진철 감독(49)이 경기 김포에 운영하는 야구 교실 이름을 따 만들었다. 김 감독은 쌍방울과 SK에서 투수로 활약했다. 쌍방울에서 1995~1997년 주로 중간계투로 통산 37경기에 등판해 1승1패 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30~40대 동호인들을 고교 학생 선수들처럼 강하게 조련하고 있다.

반면 갱생고교는 풍무고, 심원고 등 몇몇 고교 동문 친구들끼리 2013년 만들었다. 고교 선수와 같은 마음으로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겠다(갱생·更生)는 의미로 명명됐다. 유니폼도 경북고 유니폼과 흡사한 다자인이다. 유니폼을 입고 담배를 피우면 어르신들로부터 “학생이 담배 피우면 못쓰지”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갱생고교는 평균연령이 33세 안팎인 엄연한 사회인 야구팀이다.

나인 베이스볼과 갱생고교 간 결승전은 오는 19일 오전 11시 장항야구장에서 열린다. 그에 앞선 9시부터는 강서9ERS와 예다움이 3·4위전을 벌인다. 두 경기 모두 유튜브 채널 ‘스포비 채널’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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