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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미디어데이]‘남다른 인연’ 염경엽-장정석, 1년 만의 PO 자존심 대결

키움 장정석 감독(왼쪽)과 SK 염경엽 감독이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SK 염경엽 감독과 키움 장정석 감독이 1년 만에 다시 오르는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무대에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두 감독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고 차례로 지휘봉을 잡았다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이 14일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K의 염 감독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2주간 우리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고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팬들에게 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며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꺾은 키움의 장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을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올해 초 팬들에게 ‘지난해 아쉬움의 눈물을 올해 기쁨의 눈물로 바꿔드리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플레이오프 대진은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지난해엔 SK가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결국 우승했다. 키움은 설욕을 노리고 있고 SK는 영광의 재현을 다짐하고 있다. 키움은 1차전 선발로 제이크 브리검, SK는 김광현을 예고했다. 양팀 감독 모두 “4차전에 끝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양팀 감독의 인연이 특히 눈길을 끈다. 염 감독이 사령탑으로 데뷔한 팀이 2013년 히어로즈다. 취임 첫 해 염 감독은 만년 하위권이던 히어로즈를 4위에 올려놓았고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염 감독의 부임과 함께 히어로즈는 가을야구 단골팀으로 거듭났다.

2016 시즌 종료 후 염 감독이 SK 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히어로즈 지휘봉을 이어받은 인물이 장 감독이다. 장 감독은 염 감독이 히어로즈 사령탑이던 시절 1군 매니저, 운영팀장을 지냈다. 염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그의 리더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염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장 감독님의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가 인상적이었다”며 “SK와 키움의 야구에 비슷한 점이 많고 두 팀 다 탄탄한 전력을 갖고 있다. 장 감독님과 저의 승부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1996년 현대에 입단하면서부터 염 감독님을 알고 지냈다. 매사에 철저하시고 완벽하신 분”이라며 “염 감독님을 뒤에서 보면서 많이 배웠고 감독 생활하면서 그때 배운 점을 활용하는 게 분명히 있다. 이번에도 경기 치르면서 배우겠다”고 말했다.

현재 키움의 주축 선수들을 염 감독이 육성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번 시리즈가 염 감독의 과거와 현재가 맞붙는 ‘염경엽 시리즈’로 불리는 이유다. 염 감독은 “키움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는 김하성이다. 멘털이나 기술, 경기하는 자세 등이 성장했다”며 “박병호와 서건창도 조심해야 한다. 제자들이 잘하면서도 경기는 내가 이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키움 박병호는 “저희가 이기겠다”고 맞받아쳐 염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장 감독은 “준플레이오프가 ‘박병호 시리즈’가 돼서 기분이 좋다. 박병호가 홈런 안 쳐도 된다. 팀 중심에서 선수들을 이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선수들의 끈끈함이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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