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SK 염경엽 감독과 최정, 하재훈이 붉은색 올드 원정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정규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안은 SK는 1·2차전에서 흰색 유니폼을 입는다. 안방에서 열리는 미디어데이에 참석하는 선수들 역시 그 동안은 홈팀이 입는 흰색 유니폼을 입고 참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날 SK 선수단은 특이하게 원정 유니폼을 입었다. SK구단은 미디어데이에 앞서 KBO에 미리 양해를 구한 뒤 붉은 색 올드 유니폼을 착용했다. 좋은 기억이 많았던 ‘가을야구’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SK는 시즌 막바지 선두 싸움에 비상이 걸린 지난달 25일 대구 삼성전부터 원정경기에서 기존 회색 유니폼 대신 붉은 색 올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2007·2008시즌 연속 우승 당시에도 붉은 색 유니폼을 입었다. 포스트시즌의 선전을 기원하며 강렬한 레드 컬러의 올드 원정 유니폼을 일찌감치 새로 제작한 SK는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첫 경기에서 6연패 사슬을 끊었다. 남은 정규시즌 원정 4경기에서도 모두 붉은 유니폼을 착용하고 치렀다.
최정은 “SK가 ‘가을야구’ 역사를 써내려오면서 늘 빨간색 유니폼을 입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도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붉은 색 유니폼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최정은 이어 “우리 선수들이 붉은 색 유니폼을 입으면 이쁘다. 상대방이 전략적으로 방심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겨줬다.
SK는 시즌 최종전에서 두산에 역전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무려 9경기 차까지 앞섰던 리드를 놓친 충격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시즌 뒤 2주간의 시간을 통해 현실을 받아들였다. 시즌 막판 흐름이 좋지 않았던 SK는 ‘새 출발’에 시선을 두고 있다. 야구장 외야 한가운데는 ‘어게인 2018! 절대승리’라는 결의에 찬 붉은 색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SK의 ‘가을야구’ 캐치프레이즈는 ‘붉은 함성, 가을 SK’로 결정됐지만, 더그아웃 곳곳에는 선수단이 표어로 내건 ‘또 한번의 도전, 원스 어게인 챌린지!’가 붙었다.
SK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제압하며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정규시즌 무려 14.5경기 차로 달아났던 두산을 꺾었던 기억이 있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끝난 뒤 2주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 선수들 마음 다잡고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며 “이번 플레이오프도 지난해처럼 키움과 재미있는 경기, 멋진 승부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하재훈은 “나한테는 KBO리그 데뷔 시즌인데 시즌내내 SK 팀 분위기가 좋았다. 플레이오프 역시 시즌 때처럼 선후배간에 웃으면서 야구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