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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지니’ 없이도 세가지 소원 이룬 NC 박진우 “다음에는 더 긴 가을야구!”

NC 박진우. NC 다이노스 제공

영화 ‘알라딘’의 램프의 요정 ‘지니’는 항상 세 가지 소원만 들어준다고 제안한다. 현실 속에서는 ‘지니’가 없다면 하나의 소원도 이루기 힘들다.

그러나 NC에는 자신의 힘으로 세 가지 소원을 이룬 선수가 있다. NC 박진우(29)다.

박진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목표를 딱 세개만 정해두었다. 첫번째는 1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 두번째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것, 세번째는 가을야구를 해 보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한 박진우는 프로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41경기 140.2이닝을 소화하며 9승7패 평균자책 3.14를 기록했다. 연봉 4000만원의 선수가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했다.

NC는 지난해 최하위의 설움을 씻고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다. 박진우는 지난 3일 열린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크리스 프리드릭에 이어 4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소화했다. 팀은 1-3으로 져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지만 그의 가을야구를 향한 꿈은 이뤘다. 경기 후 이동욱 NC 감독은 ‘마음 속의 MVP’로 박진우를 꼽기도 했다.

박진우는 13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솔직히 감독님의 말을 접하고 나서 정말 감동이었다. 그렇게 거론될 줄 몰랐다”고 했다.

시즌을 모두 마치고 휴식기를 보내면서도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아쉬움이 떠오른다. 그는 “그때는 실감이 안 났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긴장감이 느껴지더라. 내가 주자를 안 내보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반성도 한다”며 “준플레이오프를 보면서도 ‘우리가 올라갔으면 저기서 경기하고 있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엔팍(창원NC파크)’에서 던지고 싶었는데 그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리고 박진우는 새로운 목표를 하나 잡았다. 그는 “내년에는 좀 더 오래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내년 시즌을 향한 구상에 들어갔다. 박진우는 “올해 풀타임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부상을 조심해야한다더라. 마무리캠프부터 보강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기술 훈련은 1월부터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체력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올 시즌처럼 다음 시즌에도 어떤 보직이든 소화할 각오다. 박진우는 선발로 18경기 5승7패 평균자책 4.04를 기록했고 구원 투수로는 23경기 4승5홀드 평균자책 0.50의 성적을 냈다. 그는 “투수라면 누구든 선발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기록을 보면 불펜으로 나왔을 때 성적이 월등히 좋다”며 “팀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보직이든 준비하고 있겠다. 결정 내려지는 대로 따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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