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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마음 굳힌 페더러 “도쿄 올림픽 나간다”

로저 페더러. AP연합뉴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올림픽 참가’였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내년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페더러는 지난 14일 일본 도쿄에서 존 이스너(16위·미국)와 연습 경기를 한 뒤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 아내, 그리고 팀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내 마음을 들어주는 시간을 갖기만 하면 됐다”며 “난 항상 내가 올림픽에서 뛰고 싶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더 이상 가장 어린 선수가 아니었기에 모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나의 매 순간을 선택해야만 했다. 이제 마침내 결심을 했고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다. 정말 흥분된다”며 도쿄 올림픽 출전 결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 동안 페더러는 도쿄 올림픽 출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내년이면 39세가 되는 노장인 그가 빡빡한 대회 일정을 모두 소화하면서 올림픽까지 출전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지난달 열린 레이버 컵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10월 중으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는데, 결국 이날 발표하며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페더러에게 올림픽 단식 금메달은 유일하게 남아있는 목표다. 단식 금메달만 목에 걸면 단식 부문 ‘골든 슬램(4대 메이저대회 1번 이상 우승 및 올림픽 금메달)을 달성할 수 있다. 남자 선수들 중에는 안드레 애거시(미국·은퇴)와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하지만 페더러는 애써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진 않았다. 페더러는 “사람들은 내게 ‘그가 트로피 캐비넷을 채우기 위해서는 올림픽 금메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내게 그것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스스로 부담감을 지우고 싶지도 않고, 부담감을 (내 마음대로) 다루고 싶지도 않다. 그건 문제가 될 게없다”며 “그저 내가 가진 최고의 샷을 보여주고 싶고, 또 메달을 딸 수 있을지도 보고 싶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페더러는 2000년 시드니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뒤 부상으로 불참한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제외하고 총 4번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스탄 바브링카(18위·스위스)와 함께 남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했으나 단식에서는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단식 최고 성적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기록한 은메달이다. 당시 페더러는 결승에서 앤디 머리(243위·영국)에 패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물론 랭킹도 중요하지만, 올림픽이 열리기 전 3년 동안 최소 두 번 이상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출전해야한다는 기본 규정을 통과해야 한다. 2014년 스위스를 우승으로 이끈 뒤 데이비스컵에 나서지 않은 페더러는 이 규정을 만족시키지 않는다. 그래도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와일드카드를 부여할 것이 확실시된다. 데이브 해거티 ITF 회장도 “과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허용한 예외도 있었다. 그랜드슬램 20회 우승자가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방해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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