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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대두 수입하는 미국, 주변국 돼지열병 확산에 긴장

강원 춘천시 한 양돈 농장에서 돼지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기승을 부리자 미국 정부도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청은 지난달 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자국에 전파됐을 경우를 대비해 여러 건의 훈련을 진행다고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 중부를 종단하는 미시시피강을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 이 훈련에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14개 주가 참여했다.

데이브 파이번 미국돈육협회 과학기술 수석부회장은 “각 주 경찰관과 진단 실험실, 민간 수의사, 주 정부 당국자 등 모든 이가 참여해 어디에 바이러스가 있는지 찾아내려 노력했다”며 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폐사율이 100%에 가까워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지난 세기부터 다른 대륙으로 퍼지기 시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현재 50여개국 이상으로 확산해 천문학적인 피해를 냈다.

특히 작년부터 세계 돼지고기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 유입됐고, 이어 베트남과 라오스, 한국, 필리핀, 동티모르 등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파이번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미국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게 명백하다”면서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양돈업계에서만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나는 것은 물론 주된 사료인 대두와 옥수수 농가도 심각한 피해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미 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파된다면 오염된 사료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료로 사용되는 미국산 대두의 공급이 부족해 중국산 대두를 수입하는 농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돼지 사료에 첨가하는 비타민과 미네랄제도 중국이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품목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사료나 첨가제에 묻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별도의 소독 조처가 없다면 한 달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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