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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385경기 연속 출전의 놀라운 가치

이정현 | KBL 제공

“이건 정말 엄청난 기록입니다.” (부산 KT 서동철 감독)

“난 한 시즌도 전경기 출전을 못 해봤어요.”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상대팀 감독들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가능한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이 좀더 화려하게 조명을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정현(32·KCC)이 프로 데뷔 후 9시즌째 연속 개근하면서 한국 프로농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정현은 2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2쿼터 시작과 함께 코트에 나섰다. 1쿼터 내내 벤치를 지키던 이정현은 2쿼터에 코트를 밟으면서 385경기 연속 출전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추승균 전 KCC 감독이 기록한 384경기 연속이다. 전날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추승균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이정현은 이날도 경기에 나서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정현의 기록은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고 의미 있다. 2010~2011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에 입단한 이정현은 이날까지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출전했다. 군 복무와 국가대표 차출을 제외하고 부상 등으로 인한 결장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 17일 KCC와 홈경기에서 383경기째 나섰던 이정현과 상대했던 서동철 감독은 “프로 데뷔 후부터 9시즌을 단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달성했다니 정말 놀랍다”면서 “이런 기록은 정말 가치있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나는 데뷔 후 한 시즌도 54경기 전 경기를 뛰지도 못 했다”면서 “부상을 당하지 않아야 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만 가능한 것인데, 이정현은 주전으로 뛰면서도 한 번도 쉬지 않았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단지 뛰는 것만이 아니라 경기 내용도 빼어나다. 이정현은 데뷔 두 번째 시즌에서 평균 9.5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8시즌 동안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올릴 만큼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385경기 동안 평균 30분37초를 뛰면서 평균 13.3점을 기록했다. 리바운드 3.0개, 3.6어시스트, 1.4 블록 등 공수 전 부문에서 골고루 활약했다. 특히그가 동료 외국인 선수와 펼치는 탁월한 2대2 플레이는 팀의 확실한 주옵션으로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팬들은 이런 이정현의 놀라운 꾸준함을 빗대 ‘금강불괴’라고 부른다. 이정현은 지난 17일 부산 KT전을 앞두고는 심한 감기몸살로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가운데에도 경기에 나서도 27분을 뛰며 15점을 넣었다. 이정현은 올 시즌 직전 치른 농구월드컵 출전 여파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지만 변함없이 코트를 누비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2016~2017시즌까찌 KGC인삼공사에서 뛰던 이정현은 2017~2018시즌을 앞두고 KCC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당시 최고액인 9억2000만원을 받은 이정현의 몸값이 거품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었으나 이정현은 꾸준한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날 KCC는 현대모비스에 69-75로 패했지만 이정현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도 25분50초를 뛰면서 14점·5어시스트로 분전하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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