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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돋보기]수비하랴, 대변인 노릇하랴…바르셀로나에서 열 일 하는 피케

지난달 31일 스페인의 라디오 방송국인 카데나 세르의 축구 프로그램 ‘엘 라르게로’에 출연해 메시와 그리에즈만의 불화설을 비롯, 구단 안팎의 각종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피케.엘 라르게로 동영상 캡처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려면 헤라르드 피케(32)를 찾아가면 된다. 주장이자 대변인, 회장 노릇까지 다 한다는 말을 듣는 선수가 바로 피케다. 물론 셋 다 공식 직책은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주장은 리오넬 메시이고, 구단 대변인과 회장도 따로 있다. 하지만 틈날 때마다 언론을 통해 구단 안팎의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면서 그런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마이크만 갖다 대면 술술 풀어놓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피케를 좋아한다.

지난달 31일에는 스페인의 라디오 방송국인 카데나 세르의 축구 프로그램 ‘엘 라르게로’에 출연해 구단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피케는 우선 메시와 그리에즈만의 불화설을 사실무근이라며 적극 해명했다. 최근 그리에즈만이 “메시와 나 모두 서로 말이 없어서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으면서 제기된 두 사람의 불화설을 일축한 것이다. 피케는 “메시와 수아레스의 관계는 특별하다. 거의 형제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메시가 수아레스만큼 그리에즈만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고 해서 둘의 관계가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피케는 숙적인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혔다. 라모스에 대해선 “친구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다정하게 지낸다. 서로 존경한다”고 했고, “나초, 루카스 바스케스와는 잘 지낸다”고 말했다. 라이벌 의식을 그라운드 밖에까지 가지고 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카탈루냐 지방에서 일어나는 독립 시위에 따른 안전 문제를 이유로 엘 클라시코를 연기한 것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피케는 “에스파뇰과 비야레알전은 예정대로 열렸는데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있지도 않은 문제를 과장한 것이다. 리그와 구단들은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서 쇼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피케는 네이마르를 영입할 수만 있다면 선수들이 기꺼이 주급을 삭감하려고 했다는 내용까지 공개했다. 피케는 바르셀로나 회장이 되고 싶다는 야망과 관련해선 “당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언제나 회장이 되는 걸 꿈꿔왔지만 중단기는 아니다”면서 “언젠가 회장이 되면 잘하고 싶고, 많은 걸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피케가 바르셀로나에 기여하는 건 그의 발과 머리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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