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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이슈] 안준영 PD 구속 여파→오디션 장르 불신·엑스원 활동 제약 불가피

오디션 프로그램의 미다스 손으로 불렸던 안준영 PD가 투표 조작 사건으로 구속되자 후폭풍 또한 예상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인’으로 불렸던 안준영 엠넷 PD의 발목을 붙잡은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프로듀스X101’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이들 2명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재현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본 건 범행에서 피의자 역할 및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안준영 PD는 2010년 첫 연출작 ‘슈퍼스타K2’를 시작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특히 그가 맡은 ‘프로듀스’ 시리즈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했다. 프로그램의 데뷔 그룹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까지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오디션 프로그램계에서 대체 불가 인물로 평가받았다.

안준영 PD가 연출을 맡아 히트 시킨 오디션 프로그램은 ‘슈퍼스타K’ 시즌2~4, ‘댄싱9’ 시즌1~2 등으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전반을 직접 지휘해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그가 연출한 ‘프로듀스X101’ 역시 과거 워너원의 성공과 더불어 새로운 남성 데뷔 그룹 탄생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안준영 PD는 4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프로듀스X101’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최종 데뷔 그룹에겐 ‘가요계 발판’이라는 의미를 담은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싶다”며 “이번에 탄생하는 그룹은 꼭 빌보드에서 많은 활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던 특정 연습생의 편중된 분량으로 인한 ‘PD픽’ 논란에 대해서는 “방송의 제한된 시간 때문에 한 명 한 명 다 못 다루는 것이 안타깝다”며 “최대한 ‘PD픽’이라는 말 나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연출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부 연습생들의 편중된 분량이 그간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프로듀스X101’을 비롯한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 논란으로 그가 받은 혐의는 사기와 배임수재 등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그간 CJ ENM과 기획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자들의 조사 결과 안준영 PD를 비롯해 특정 기획사가 투표 순위 조작에 공모한 정황을 확보하고 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안준영 PD가 관련자들 사이에서 수백만원 대 유흥업소 접대 등 모종의 대가가 오간 정황도 있다고 보고 배임수재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이뿐 아니라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안준영 PD는 휴대전화 메시지와 관련 자료를 지우려고 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엑스원은 투표 조작 사건의 여파로 인해 지난 ‘프로듀스’ 시리즈 데뷔 그룹 만큼의 인기를 얻기 못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안준영 PD의 커리어를 정상에 올려 놓은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지만, 그를 나락으로 빠뜨린 것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준영 PD의 이번 데뷔 그룹인 엑스원(X1) 역시 투표 조작 논란과 부정적 여론에 휩쓸려 제 인기를 끌어 올리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엑스원의 데뷔 곡 ‘플래쉬’는 음악방송 9관왕에 올랐으나 지상파 출연은 모두 무산됐다. 사실상 CJ ENM 계열사 이외의 방송사에선 찾아보기 힘든 그룹이 된 셈이다.

그의 이번 구속과 투표 조작 논란을 두고 오디션 프로그램 전반적인 신뢰도 또한 무너졌다. 이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이번 사태로 한동안 일반인 또는 연습생을 내세온 오디션 장르 자체가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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