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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줄어드는 ‘FA 이적생’, 보상의 벽 누가 넘을까

FA자격을 재취득한 정우람. 스포츠경향DB

자유계약선수(FA) 등급제가 또다시 오프시즌 핫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실행위원회에서 FA 등급제 도입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KBO는 프로야구선수협회와의 협의를 통해 세부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해묵은 세부 등급 분류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일단 구단이나 선수협 모두 FA 등급제 도입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 급물살을 타더라도 FA 등급제 도입은 빨라야 2020시즌 뒤다. ‘준척’급 FA가 많은 올해는 험난한 여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몸값 경쟁으로 우려를 낳았던 FA 시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위축되고 있다. FA 외부 영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이적’의 길이 막혔다. 수요가 줄자 선수들의 몸값도 내리막이다.

최근 가장 많은 FA가 이동한 해로는 2011시즌 뒤였다. 이승호(SK→롯데), 정대현(SK→롯데), 임경완(롯데→SK), 조인성(LG→SK), 송신영(LG→한화), 이택근(LG→히어로즈) 등 6명이 팀을 옮겼다. 역대 최다 타이로 앞서서는 2004년 FA 시장에서도 6명이 이적한 바 있다.

그런데 2018시즌 뒤에는 양의지(NC)가 유일했다. 리그 최고의 포수라는 시장 평가 속에 두산에서 NC로 이적하며 4년간 총액 125억원을 받았다. FA 이적생 1명은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당시는 4명의 FA 가운데 2명만 원 소속팀과 계약했고, 나머지 둘은 미계약자로 남아 팀을 옮긴 선수가 하나도 없었던 겨울이었다.

FA 보상 규정 손질이 늦어지면서 올 스토브리그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각 구단들은 이미 효율적인 지출로 눈을 돌렸다. 축적된 수년간의 FA 영입 경험을 통해 ‘S급’ 선수가 아니면 팀 전력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했다. 전력감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외부 FA 보다 내부 FA, 그리고 육성에 집중한다.

공격적으로 지갑을 열 만한 팀이 줄어들었다. 지난 몇 년간 FA 시장의 큰 손이었던 롯데, 삼성, KIA, 한화 등이 부진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나이와 기량을 고려했을 때 ‘대어’급 선수는 전무하지만 그나마 가치가 높은 내야수와 포수가 시장에 나온다. 그렇지만 시장 내 수요가 줄면서 올해도 현실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사인앤트레이드 시도 가능성도 열려 있다. 2018시즌을 앞두고는 채태인과 최준석이 사인앤트레이드로 이적해 현역을 연장했다. 올해 초에는 LG가 FA 미계약자로 남은 3루수 김민성을 키움으로부터 사인앤트레이드로 데려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해당 선수를 FA 보상없이도 내보낼 수 있다는 원 소속팀 상황과 맞물려야 한다.

얼어붙은 스토브리그 분위기에서 FA 이적생이 얼마나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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