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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송가인 팬카페 운영진, 수천만원 횡령 의혹…“수취인불명, 후원금 증발”

가수 송가인.

잘 나가는 가수 송가인 근처엔 곳곳이 지뢰밭이다. 광폭 인기 못잖게 주변의 잡음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번엔 팬카페다. 송가인 팬카페 ‘어게인’의 운영에 대해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제보자 ㄱ씨는 6일 스포츠경향에 자신을 “송가인의 노래에 감동한 팬으로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던 1인”이라고 소개하면서 “팬 카페의 회계 정산 부실 등 부적절한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자 ‘강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팬카페 회계정산 공지’를 근거 자료로 팬카페가 점점 상업화, 불법화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팬카페 ‘어게인’의 횡령 의혹은 부실한 회계처리에 근거한다. 제보자 ㄱ씨는 “증빙자료 없는 지출과, 회원들이 낸 회비로 진행되어야 할 행사축제 참가·진행비를 후원금에서 이중 출금하는 경우도 있다. 후원금으로 제작한 모자 등 굿즈 상품을 회원들에게 유상으로 판다. 이는 상식 이하의 지출”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카페지기가 상표권을 개인인 자신 앞으로 해 놓은 것도 문제”라며 상품권의 구체적 등록 세목도 밝혔다. 이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카페지기 ㄴ씨는 “회계 오류는 인정한다. 시간을 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제보자 ㄱ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어떻게 송가인의 팬이 됐나.

“TV조선 ‘미스트롯’을 보면서 노래에 감동을 받아 팬으로서 응원하며 지켜주고 싶어 팬카페 ‘어게인’에 가입했다. 어게인 팬들은 가수를 응원하기 위해서 모인 자생적 단체다. 한 두 사람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 그런데 자꾸 그런 식으로 운영되더라.”

- 팬카페 운영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로 보였나.

“회계처리가 못미더웠다. 카페 회계정산 공지를 보고 분석하다보니, 많은 오류사항과 부당한 지출을 알게 됐다. 오랜 기간 카페지기 등 관련자에게 이를 알리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확인을 요구했다.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 오히려 쓴소리, 입바른소리를 하면 활동정지나 강퇴를 당한다. 팬카페 회원 중 강퇴를 당하거나 그런 모습에 속이 상해 자발적으로 탈퇴한 사람이 많다.”

-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카페지기는 통장계좌 4개만 공개했다. 현장 후원금 통장 등 추가적인 통장도 공개해야 한다. 8월 이후 입금내역은 아직 회계공지도 안했다. 지난 공지글에 월 정기 소액 후원자가 1300명이 넘는다고 했는데, 수입은 늘고 지출은 알 수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구체적으로 몇가지 예를 들자면 증빙자료 없이 후원금이 지출되고, 회원들이 낸 회비로 진행되어야 할 행사축제 참가·진행비를 후원금에서 이중 출금하는 경우도 있다. 후원금으로 수백만원을 들여 제작한 모자 등 굿즈 상품을 회원들에게 유상으로 판다. 이는 상식 이하의 지출이다. 이런 저런 비용을 따지면 수천만원 이상의 돈이 부당하게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 8월 공지를 보니, 그간 후원금 1억2000만원 중 절반을 쓰고 6000만원이 남았는데 그 돈이 부족하다며 다시 후원금을 걷더라. 기가 막힐 노릇이다.”

송가인 팬카페 횡령 의혹을 제보한 ㄱ씨가 제공한 부당 회계처리 리스트.

- 카페 운영진이 문제인가.

“송가인 팬카페의 ‘어게인’ 상표권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게인’ 상표 등록에 관해서도 회원들과 협의 또는 승인 과정이 없었다. 게다가 카페지기 본인 앞으로 등록해 놨더라. 팬카페를 상업화한 것이다. 상표 등록을 공연·행사대행, 제조·도·소매, 디자인 등 3개 분야로 해놨다. 문제가 해결되거나 제대로 해명되지 않으면 법적 절차도 불사할 생각이다.”

- 이런 일이 송가인의 활동에 제약을 주지는 않겠나.

“모든 팬들은 팩트를 배제하거나 방관하지도 말아야 한다. 눈과 귀를 가리는 맹목적인 추종보다는 좀 더 성숙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갖춘 명품 팬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을 계기로 연예인 팬카페의 후원금과 관련해 좀더 투명한 공개 정산 방식이 이루어지고 부당한 지출이 없어지기를 기대한다. 의혹을 빚은 부분에 대해서는 해명과 증빙서류를 공개하기 바란다. 이런 일을 계기로 응원하는 팬들의 소중한 정성과 후원하는 마음이 정당하고 올바르게 쓰였으면 좋겠다. 송가인이 항상 꽃길만 걸으며, 행운이 그에게 오래 머물기를 소원한다.”

이에 대해 ‘어게인’ 카페지기 ㄴ씨는 “회계에 대한 일정 부분의 오류는 인정한다”며 “직장 생활과 병행해 팬카페를 운영하다보니 오류를 정리할 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다. 8월 이후 회계 공지를 제대로 올리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표권 문제는 다른 사람이 선점할까봐, 먼저 제 앞으로 등록한 것이며 차후 송가인의 허락을 얻었다. 회원 강퇴 인원은 제보자의 주장과 다르다. 몇십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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