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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6년 만의 신보·전곡 뮤비·유튜브” ‘25주년’ YB의 진화

밴드 YB(왼쪽부터 박태희, 허준, 윤도현, 김진원, 스캇 할로웰)가 최근 정규 10집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디컴퍼니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밴드 YB(윤도현, 박태희, 김진원, 허준, 스캇 할로웰)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YB가 지난달 10일 정규 10집 앨범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를 발표했다. 2013년 공개된 ‘릴 임펄스(Reel Impulse)’ 이후 6년 만의 신보다. 25년을 이어온 YB의 신념과 앞으로 25년을 이어갈 새로운 도전을 모두 담았다.

6년 만의 정규 앨범 발매와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YB 콘서트’ 개최를 기념해 스포츠경향과 만난 YB는 앨범 탄생까지 멤버들 사이 격렬하고 솔직했던 음악적 충돌과 한 마음으로 달려갈 YB의 미래에 대해 전했다.

밴드 YB(왼쪽부터 박태희, 허준, 스캇 할로웰, 김진원, 윤도현)가 최근 정규 10집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디컴퍼니

■위기 후 진화, YB의 ‘새 맛’

정규 9집 발매 후 몇 백 곡의 노래들이 만들어졌다 버려지는 동안 6년의 시간이 흘렀다. 팬들은 물론 YB 마저도 “앨범을 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쳐있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면서 서로 다른 음악적 견해로 격한 충돌이 이어졌다. 보컬 윤도현은 “위기였다”면서도, 덕분에 지난 YB 앨범과는 다르면서도 “지켜야할 것과 변화해야할 것이 잘 섞인 앨범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곡을 써놓고 정돈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 그 노래를 앨범에 넣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몇 년 동안 반복돼 많이 지쳐있었어요. 마음을 다잡고 작업을 시작하고서는 고난의 길이 시작됐죠. 앨범에 대한 각자의 생각도 있고 오랜만에 작업을 해 막막하기도 하고, 의견충돌이 극한으로 치닫더라고요. 결과적으로는 잘 한 일인 것 같아요. 과감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다 보니 지킬 건 지켜지고 깎일 건 깎여나갔죠.”(윤도현)

“타이틀을 세 곡으로 정했어요. ‘생일’이 타이틀곡에 맞지 않나 했는데 ‘나는 상수역이 좋다’가 좀 더 대중적일 것 같고, 또 ‘딴짓거리’는 YB가 음악적으로 앞으로 더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담겨 있어 결국 세 곡을 다 타이틀로 하게 됐어요. 트리플 타이틀이 마케팅에 있어서는 좋은 방법은 아니더라고요.(웃음) 그렇지만 우리 노래는 곡 자체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 뜬 곡들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듣는 분들이 선택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김진원)

최근 정규 10집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한 밴드 YB의 보컬 겸 기타리스트 윤도현. 사진 제공 디컴퍼니

6년의 진통 끝 탄생한 앨범인 만큼 변신을 꾀하는 YB의 도전이 담겼다. 타이틀곡만으로는 YB를 다 보여주기는 부족해 앨범에 실린 전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앨범 전체가 하나의 타이틀”이라는 각오다. 더불어 요즘 시대에는 잘 제작하지 않는 한정판 바이닐 음반(LP판)도 만들 계획이다.

“25년간 음악을 해왔지만 어쨌든 ‘현재’에서 음악을 이어가야 하니까 우리 이야기를 지금의 방식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얘기를 쉽게 들을 수 있을 테니까요. 하고 싶은 얘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옛날에 우리가 했던 얘기를 그대로 하는 게 아니고 표현의 진화를 노렸어요.”(허준)

“앨범에 실린 13곡 모두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로 했어요. 요즘 영상 제작을 하는 젊은 친구들과 작업을 하다 보니 많이 배우고 또 감동도 받고 있어요. 그 친구들이 더 깊고 철학적인 생각이 많더라고요. 단순히 ‘트렌드’만을 쫓는 게 진화는 아닌 것 같아요. 기존에 있던 것이라고 해도 입어본 적 없던 것을 입는다면 그것도 진화라고 생각해요.”(윤도현)

최근 정규 10집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한 밴드 YB의 기타리스트 허준. 사진 제공 디컴퍼니

■YB의 현재, 그리고 미래

강산이 두 번 바뀌었을 25년의 시간이다. 과거와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YB 역시 발맞춰 가기 위해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로 분주히 노력 중이다.

“우리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동안 발표한 200여 곡을 다시 연주한 것들이나 아트작업을 병행한 영상들을 올리고 있어요. 구독자는 얼마 없지만 작업 자체로도 재밌고 만족하고 있어요.”(윤도현)

최근 정규 10집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한 밴드 YB의 베이시스트 박태희. 사진 제공 디컴퍼니

“멤버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다 있어서 팬들과 항상 소통하고 있어요. 앨범이 나오고 팬들이 보내주는 피드백도 많고 너무 고맙죠.”(박태희)

세계 속 한국문화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정작 국내 가요계 밴드 문화는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20년 가까이 밴드신을 지켜왔던 ‘피아’와 독특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장기하와 얼굴들’ 등 여러 밴드의 해체에 안타까움을 전한 YB는 더욱 ‘전투적’으로 가요계에 살아남을 것을 다짐했다.

최근 정규 10집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한 밴드 YB의 기타리스트 스칼 할로웰. 사진 제공 디컴퍼니

“해체 소식을 들으면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산들이 너무 많았구나 안타까움도 있고, 우리도 위기가 없지 않은데 서로 음악적으로 신뢰하고 성장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같아 감사하고 다행이죠. 스캇이 벌써부터 다시 곡작업을 하자더라고요. ‘음악을 하는 것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작업 같다’고 얘기하는데, 힘든 것을 돌파하고 그걸 음악으로 탄생시켜 우리 스스로도, 듣는 이들도 음악에 위로 받았으면 해요.”(윤도현)

최근 정규 10집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한 밴드 YB의 드러머 김진원. 사진 제공 디컴퍼니

“‘우린 계속 살아남자’는 전투적인 마음이 생겨요. 이번 앨범에 ‘개는 달린다, 사랑처럼’이라는 곡이 있는데요, 우리의 어제이자 오늘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흘러 머리가 다 빠져도 그렇게 계속 달려가지 않을까 생각해요.”(박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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