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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모험’…10승 투수 교체, KT의 5강 도전 선언

올시즌 KT에서 선발 활약한 외국인투수 라울 알카타라(왼쪽)와 윌리엄 쿠에바스. KT 위즈 제공

KT가 10승 투수를 보내고 새 투수를 영입했다. 진짜 5강 도전을 위한 ‘모험’이다.

KT는 지난 11일 우완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2)를 영입했다. 기존 투수 중 라울 알칸타라와 윌리엄 쿠에바스 중 한 명은 내년 시즌 KT에서 뛸 수 없게 됐다. KT 구단은 “둘 중 누가 잔류할지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않았다. 한 자리는 기존 외국인 투수 2명과 영입 후보 리스트에 있는 선수를 함께 검토해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는 쿠에바스와 알칸타라 중 한 명은 재계약 할 것으로 보이지만 KT는 상황에 따라 둘 다 교체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상당한 모험이다.

KT는 올시즌을 6위로 마쳤다. 2015년 1군리그 합류 이후 3년 연속 최하위와 지난해 9위를 한 뒤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알칸타라와 쿠에바스는 올시즌 도약을 이끈 핵심 투수들이다.

알칸타라는 11승11패 평균자책 4.01을 기록하고 쿠에바스는 13승10패 평균자책 3.62로 활약했다. 여느 팀에서도 선발로 수준급 성적인 데다 2015년 크리스 옥스프링(12승)을 제외하고는 10승 투수가 한 명도 없었던 KT에서는 보배같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KT는 최소한 한 명을 보낸다. 확실한 에이스를 보강하기 위해서다.

KT가 기대하는 에이스의 기준은 안정감이다. 올시즌 쿠에바스는 184이닝, 알칸타라는 172.2이닝을 던졌다. 전체 투수 중 투구 이닝도 상위권이었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각각 18회로 역시 상위권이었다. 그러나 각자 심한 기복을 겪었다. 특히 알칸타라는 KT가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하던 시즌 막바지에 몇 차례 조기 강판되는 등 후반기에 불안감을 드러내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6위에 머물렀지만 그동안 막연했던 가을야구 도전의 목표에 있어 가능성을 확인한 KT에게 내년은 진짜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해야 하는 시즌이다. 올시즌 첫 10승 국내 투수인 배제성이 등장하는 등 마운드에서 풍성한 결실을 낳은 KT는 믿고 볼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 한 명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외국인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KT는 이미 한 번의 모험을 택한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원투펀치’였던 피어밴드와 니퍼트를 보내고 외국인 투수 둘을 모두 새 얼굴로 교체했다.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받은 투수들이었지만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과감히 내린 교체 결단은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

내년 KT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또 한 번 모험을 택했다. 새로 입단한 데스파이네는 몇 년 전부터 KBO리그의 타 구단들이 작성한 영입 리스트에 꾸준히 등장했던 투수다. 쿠바 대표팀 에이스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109경기에 등판한 경력이 있다. KT는 더 좋은 투수를 물색하면서도 데스파이네가 선발로서 꾸준한 이닝이터로 활약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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