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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도하 혹은 자카르타…도쿄의 김경문호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2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전을 패한 뒤 고개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지바 | 연합뉴스

처음이자 단 한 번이지만 너무 중요한 경기를 졌다. 대만에 일격을 당한 야구 대표팀이 탈락과 반전의 기로에 섰다.

야구 대표팀이 제2회 프리미어12에서 노리는 결정적인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이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에 1장 배정되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려면 개최국인 일본을 제외하고 대만·호주는 무조건 제쳐야 한다. 그러나 앞서 전승을 거두다 하필 대만과 맞대결을 져 큰 위기를 맞았다.

한국 야구가 대만에 진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진 대회도 있었지만 결국은 충격을 넘고 목표를 달성한 적도 있다.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 겪은 ‘대만 쇼크’의 시초는 지금도 ‘삿포로 참사’로 불리는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던 이 대회에서 한국은 첫 경기부터 연장 10회 접전을 펼친 끝에 대만에 4-5로 졌다. 이후 일본에게도 진 한국은 1승2패로 탈락, 2장 걸려있던 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을 일본과 대만에게 내줬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야구는 치욕을 당했다. 그해초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로 기세가 올랐던 한국 야구는 11월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출격했다. 그러나 예선 첫 경기에서 대만에 2-4로 지며 출발했다. 2차전에서 일본을 가능한 한 많은 점수차로 이겨야 했지만 오히려 7-10으로 진 한국은 결국 동메달을 땄지만 이 대회는 최악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대만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2일 제2회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한국전에서 쐐기 3점 홈런이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지바 | 연합뉴스

한국 야구는 지난해에도 대만 앞에 무릎 꿇었다. 그러나 최후의 결과는 달랐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예선라운드 1차전부터 대만을 만나 1-2로 졌다. KBO리그 스타들을 집합해놓은 한국의 타자들이 대만 실업 야구 투수들의 공에 쩔쩔매는 모습은 금메달을 목표로 출발한 한국 야구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대표팀은 집중했다. 선수 선발 문제까지 더해져 비난 여론이 들끓었지만 한국은 이후 인도네시아·홍콩과 예선라운드를 모두 승리해 슈퍼라운드에 오른 뒤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 3-0으로 승리,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현재의 한국 야구는 삿포로·도하에서처럼 참사로 기억되느냐, 자카르타에서처럼 충격을 딛고 목표를 달성해내느냐의 기로에 섰다.

예선라운드에서 호주에 거둔 1승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오른 한국은 2승1패를 기록 중이다. 남은 멕시코와 일본전을 모두 이겨야 4승1패로 결승 라운드에 자력 진출할 수 있다. 멕시코는 현재 3승으로 슈퍼라운드 진출 6개 팀 중 최강 실력을 드러내고 있고 일본은 한국이 언제 상대하더라도 특별한 부담감이 더해지는 팀이다. 쏟아지는 부담과 압박감을 이겨내고 평정심 속에 집중해야 이길 수 있는 상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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